지난 11일 일어난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미야기·후쿠시마현 등 피해지역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의 피해가 유통·물류업체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13일 일본 현지에 진출한 주요 국내기업들과 전화로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 피해지역에 원자재 조달처 및 현지유통·물류거점을 보유한 기업들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기업들은 재산·인명피해 등 직접적인 피해는 적은 편이지만, 지진 피해지역의 일본 거래업체들과 연락이 두절되거나 거래처의 피해상황 파악이 쉽지 않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오는 22일 일본 막걸리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롯데주류 재팬'의 경우 주요 물류배송 항구 중 하나인 센다이·오나하마 등 2개 항구가 이번 지진 피해지역인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위치하고 있어, 수출배송 차질 및 소비위축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우리나라 대표 주류사인 (주)진로의 경우에도 현재 주문배달이 중단된 상태며, 일본 정부의 각종 금지령으로 인해 컨테이너 작업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식품업체인 '대상 재팬'도 센다이 등 피해지역에 유통업체 및 일본거래처 5∼6개소가 집중돼 있어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정확한 피해파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편 삼성의 경우 일본삼성(주) 주재원의 신변안전 파악과 더불어 피해파악을 진행중이며, 포스코(POSCO)는 요코하마에 소재한 철강(핫코일)가공기지의 피해상황을 파악중이나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부품을 혼다·닛산·스즈키 등 일본기업에 수출하는 '대우 재팬(종합상사)'은 이번 지진으로 관동지역 일본 자동차공장 생산이 중단됨에 따라 일본 거래기업들의 피해상황을 파악한 후 대응전략 수립할 예정이다.
일본 통신업체 KDDI와 계약을 통해 일본 전국 대리점에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는 '팬텍 제팬'도 현재 바이어 등 거래처와 연락이 두절돼 정확한 피해를 파악하기 곤란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내 한국기업들은 근무를 중단하고 직원들의 신변안전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신장애 등으로 구체적인 피해 파악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대응방안 수립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