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뒤 국민들이 낸 기부금으로 구호물품 구입시 물품가격에 포함된 부가가치세까지 부담했던 A단체는 부가세를 환급 받기 위해 세무서에 신고를 했지만, 구호물품의 경우 부가세를 돌려 받지 못한다는 뜻밖의 통보를 받았다.
일반사업자들이 제품을 판매·반출할 때 납부해야 하는 부가세(매출세액)에서 원자재 등 제품 관련 물품구입시 지불했던 부가세(매입세액)를 차감할 수 있는 것처럼, 자선단체들도 구호물품 구입가격에 포함된 부가세를 환급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구호물품 부가세 '면제'…"낸 세금도 없는데, 환급이라니" = 현행 세법에서는 종교, 자선, 학술, 구호 및 그 밖의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가 공급하는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해 부가세를 면제하고 있다.
세법상 부가세 '면제'란 사업자가 제공하는 물품 및 서비스를 부가세 제도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므로, 제품 판매·반출시 매출액의 10%를 부가세로 납부할 필요가 없는 동시에 원자재 등 물품 구입시 지불했던 부가세 또한 돌려 받을 수가 없다.
이에 따라 구호물품을 일본에 지원할 때 구호물품 가치의 10%를 부가세로 납부하지 않았던 A단체는 구호물품 구입가격에 포함된 부가세를 돌려 받을 자격(?)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존재하듯이 A단체가 구호물품 지원에 대한 매출 부가세를 한푼도 납부하지 않으면서도, 구호물품을 구입할 때 지불했던 부가세 전액을 환급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 "면세를 포기하고, 영(零)세율을 적용하라" = A단체가 구호물품 구입시 지불했던 부가세를 돌려 받기 위해서는 부가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면세 특권'을 포기하고 부가세 환급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즉 관할 세무서에 일본으로 보낸 구호물품 관련 면세포기를 신청하고 곧바로 수출재화로 신고, 현행세법에서 수출장려를 위해 수출물품·서비스에 0%의 부가세율을 적용하는 '영(零)세율' 제도를 이용해야 하는 것.
영세율 제도를 이용하면 구호물품 반출에 대해 0%의 부가세율이 적용돼 납부할 부가세(매출세액)가 0원이 되므로, 매출세액에서 구호물품 구입시 냈던 부가세를 차감한 금액(매입세액) 전액을 환급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국세청은 지난 1998년 한 자선단체가 북한에 구호물자를 전달한 것에 대해 "구호물품은 부가세 면제 대상으로 매입세액 공제가 불가능하지만, 수출품목으로 면세를 포기하고 영세율을 적용 받을 경우에는 매입세액을 공제 받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