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정예 조사요원들은 이달 초 우리은행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으며, 오는 6월 말까지의 일정으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세무조사는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의 합종연횡 시나리오인 '메가뱅크론'을 주장해온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취임과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을 '꼭지점'으로 강만수 회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에서는 '독자생존'이라는 극명한 시각차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는 금융당국의 소관"이라면서도 희망수량경쟁입찰, 블록세일, 국민주 등의 방식을 주장해 금융당국을 곤혹스럽게 한 바 있다.
반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의 '혁명' 운운하며 강만수 회장의 '메가뱅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
이와관련 정부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우리금융 주식을 민간에 분산 매각함으로써 민영화 이후에도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억측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우리은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정부와 이팔성 회장간에 심상치 않는 기류까지 감지되고 있다.
당초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은 이 회장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되는 만큼 선임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선임시기가 지연되면서 우리은행장 선임을 놓고 실질적인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이 회장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세청의 이번 조사가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찰떡호흡'을 자랑하는 강만수 회장의 산은금융지주 회장 취임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순 정기적인 조사로 보기에는 미심쩍인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