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우리나라 국세행정의 수장 이현동 국세청장과 대한민국 재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인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간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대한상의에서 이 국세청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기업인으로서 관록이 넘치는 손 회장과 30여년간 국세행정에 몸담았던 이 국세청장의 만남은 시작부터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주변에 몰린 수 많은 카메라 플래시 세례로 어순한 분위기처럼 보였지만 약 2~3분간 이어진 두 인물간 대화에서는 치열한 '기싸움(?)'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먼저 손 회장이 "잘 부탁한다"고 전하자 이 국세청장은 "국세청이야 챙기는 것 밖에 할게 더 있겠습니까"라는 답으로 응수했습니다.
곧이어 손 회장은 "사업이 잘돼서 법인세를 많이 내야 할텐데"라고 말하자 이 국세청장은 최근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자 손 회장은 기다렸다는 듯 일본 지진 피해의 장기화가 우리 기업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는데요.
손 회장은 "일본에서 원자재 등을 수출하는 기업들의 재고가 한달치 밖에 없다는 얘기가 있어 지진 피해가 길어지면 우리기업에게 상당한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쪽을 보며 "삼성전자는 피해가 없느냐"고 대화 동참을 유도했고 이 부회장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화답하는 등 주변의 기업인들도 '부품 조달이 힘들다', '자동차나 전자 부문의 피해가 많다'는 등의 말을 쏟아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이나 중동 등의 문제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니 국세청이 이런 점을 감안해 줬으면 한다는 손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의 속내를 이 국세청장에게 전달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념 촬영을 위해 일본 관련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지만 짧은 시간 이어진 기업인들의 자연스러운 푸념이 이날 간담회에서 진짜 꺼내 놓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니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