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출자주권 확보가 더 중요‥법정교부세율 늘려야"
"재산 거래세보다는 보유세 비중 높여야"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 20년이 흘렀지만, 지자체의 과세자주권이나 세입자주권의 확보는 현재상황으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세입자주권보다는 세출자주권을 높여서 국가재정을 분산해야만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경문 서경대 교수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지방세협회 주최로 열린 '공평과세 구현을 위한 지방세 정책방향' 토론회에 참석, '공정사회를 위한 지방세제 개선방향'이라는 주제의 발제문을 통해 "우리 재정재원의 구조적 상황을 봤을 때 지자체의 과세자주권이나 세입자주권 확보는 현시점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지자체가 자주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세입의 자주권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지방자주재원의 신장성이 낮고, 세원도 빈약해서 지방정부의 중앙정부 재정의존율이 과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방세수입은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1991년 전체 국가세수입의 40.4%에서 출발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7년 34%로 최저수준을 기록했으며, 2010년 예산기준으로도 34.2%에 그치고 있다.
반면, 지방이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지방교부세의 비중은 1991년 17.3%에서 2010년 18.3%까지 올랐고, 국고보조금은 1991년 9%에서 2010년 21.2%로 급증해 지방의 재정의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유 교수는 "지방세는 각 자치단체의 핵심재원임에도 지방세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산기준으로 25%에 불과하고, 자치단체간 불균형마저 매우 심해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특별시(83.4%)와 가장 낮은 고흥군(8.6%)간의 자립도 격차가 74.8%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유 교수는 이러한 지방재정문제가 ▲세원의 국세편중 심화 ▲세원의 지역간 편재 심각 ▲거래세 위주의 재산세 과세방식 ▲재산 보유세의 낮은 실효세율 ▲지방정부의 과세자주권 결여 등에서 온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방세수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재산세의 공평과세를 위해 거래세 비중보다 보유세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재산세의 보유과세보다 거래과세의 비중이 높으면 조세부담의 형평성이 떨어지고, 자산이용의 효율성이 저하되며, 거래와 이전에 부과되어 지방세의 안정적인 확보에도 지장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유세의 낮은 실효세율 때문에 시가표준액과 시장가격과의 상당한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방세의 공평과세를 위해서는 재산세의 실효세율을 점진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자치단체간 재정력의 격차를 줄이는 독일식 역교부세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역교부세의 도입이 어렵다면, 법정교부세율을 점진적으로 대폭 올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주간 수평적 재정조정제도를 통해 재정력이 취약한 주는 조정교부금을 수령하고, 우수한 주는 조정기여금을 지불하고 있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는 현 시점에서 지자체의 과세자주권이나 세입자주권을 갖추기는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이에 따라 세입자주권 보다 세출자주권 확보가 더 중요하다"며 "법정교부세율을 점차 증대시켜, 지방교육재정교부세를 포함해 중앙정부의 내국세 배분을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