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진정한 화해 위해 현대건설 보유 현대상선 지분 넘겨야"
현대그룹(회장 현정은)은 25일 현대상선 주총 결과는 "범 현대가의 현대그룹 장악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며 현대자동차 등 범 현대가의 우선주 발행한도 확대 의안에 대한 조직적 반대를 맹렬히 비난했다.
현대상선 주총이 끝난 후 현대그룹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우선주 발행한도 확대 부결 원인은 현대중공업그룹, KCC,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 범 현대가가 대거 참석해 조직적으로 반대했기 때문"이라며 주장했다.
이번 현대상선 주총에서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의결권을 포기했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대중공업이 이번 정관 변경안에 대해 사전에 반대표시를 하고 범현대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24일에는 이미 찬성위임장을 제출했던 현대산업개발이 갑자기 위임장을 회수해 가는 등 조직적으로 반대 준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우선주 발행한도 확대 의안이 부결됨으로써 현대상선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범 현대가의 경영권 분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그룹측은 "현대상선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대해 이렇게 제동을 거는 것은 범 현대가의 현대그룹 장악의도가 드러난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도 선박투자 등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에 제동이 걸리게 되고 이는 결국 회사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그 피해는 일반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측은 이어 "지금은 범 현대가와 진정한 화해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7.8%를 조속히 현대그룹에 넘겨야 하며 현대중공업그룹도 더 이상 말로만 '경영권에 관심 없다'하지 말고 미래 성장을 위한 자본확충 노력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근 머스크 등 경쟁업체들이 대규모 선박발주를 하고 있어 대한민국 해운사들이 대형화를 위한 투자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라며 "현대중공업의 경영권 장악의도 때문에 현대상선의 선박투자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25일 현대상선 주총에서 현대중공업과 현대백화점의 반대의사로 표결이 진행됐던 우선주 발행한도 확대에 대한 표결 결과 64.95% 찬성, 반대 35.05%로 참석 의결주식의 3분의 2의 가결조건에 1.7% 부족해 부결됐다.
현재 현대상선의 우선주 발행한도는 2000만주로 전체주식 대비 우선주 발행한도는 7%수준인데 반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발행한도가 25%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