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로 참석한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중소기업의 회계업무역량을 반영하여 정책을 만들 것"을 주장하고 있다.
-중소기업 회계투명성 제고 세제·세정 개선방안 심포지엄 패널 토론-
29일 회계사회와 국민권익위가 공동 개최한 '중소기업의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한 세제·세정 개선방안' 심포지엄에 패널로 참석한 7명의 정부 관계자 및 각계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의 낮은 회계투명성 개선을 위해서는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공감을 표했다.
그러나 영세 중소기업들이 회계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내부회계관리시스템 도입 등을 도입하도록 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은 중소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유인책(세제상 인센티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태화 한국세무학회 부회장은 "회계투명성제도 도입이 중소기업들에게 상장회사에 버금가는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중소기업의 자율적 시행과 함께 세액공제 등의 긍정적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영림 국민권익위 전문위원은 "영세기업의 입장에서 내부회계감사보고서를 쓰고 내부통제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며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보다 법을 잘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날 김광윤 교수와 건국대 심충진 교수는 '중소기업의 회계투명성제고를 위한 세제·세정 개선방안' 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중소기업의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한 개선안을 제안했다.
이들은 현행 상장기업들이 적용하고 있는 내부회계 관리제도를 부분적으로 완화해 비상장 외감 중소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도입하도록 하고 ▲재무제표 작성기준의 개선 ▲기타 회계처리기준(OCBOA)에 대한 검토 ▲외감회피 기업에 대한 공시제도 강화 ▲세무위험 평가시스템의 도입 등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2008년 개정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의 범위가 자산규모 70억원 이상 주식회사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오히려 중소기업들의 회계투명과 관련된 감시기능이 축소, 이들 기업에 대한 '회계감시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다음은 이날 심포지엄 패널들의 발언 요지다.
□ 홍기용 납세자연합회 회장 = 성실신고제가 최근에 도입된 상황에서 세금을 내는데 과도한 절차와 납세협력비용이 소요되면 납세자들이 부담을 느끼게 된다. 규제 중심, 강제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외감법을 세법과 분리해서 도입했듯이 세무와 연계하지 않으면서 투명성 관련 법률을 통해 시행하고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지영림 국민권익위 전문위원 = 영세기업의 입장에서 내부회계감사보고서를 쓰고 내부통제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비용의 입증책임을 과세관청이 지던 것을 중소기업이 지게 하려면 그와 같은 노력에 합당한 메리트를 주어야 상생이 가능할 것이다. 누더기가 된 조세특례제한법에 또 법률을 추가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법을 많이 만들지 말고 있는 법을 잘 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 오형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 좋은 제도지만 비용의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 내부통제시스템을 만든 기업에 30% 세액공제를 해준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매출액, 4대보험 부담금, 회계사 비용 등 추가되는 금액이 기존의 세금보다 많지 않아야 유인이 될 것이다.
또 세무조사시에 1억원의 추징액이 결정됐다면 조사관에게 3000만원을 주고 세금을 2000만원으로 줄이는 방법이 통용되고 있는 현실이 먼저 극복돼야 한다. 외부감사 보고는 회계사의 책임 소재에 관한 법적 지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014년까지 모든 기장사업자를 대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중간에 대선, 총선을 치르면서 정치적인 일정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윤태화 한국세무학회 부회장 = 중소기업들에게 거의 상장회사에 버금가는 부담을 줄 수 있는 정책으로 보인다. 핵심적인 사항만을 추려서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세액공제 등 긍정적 보상과 세무조사 등 부정적 보상이 동시에 집행돼야 한다.
특히 오너에게 결정권이 집중화된 가족경영 기업들이 탈루액에 많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이런 기업에 대해 감사와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 오윤택 회계법인바른 대표이사 = 중소기업의 신용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전체 95%에 달하는 비외감 기업들의 회계투명성이 강화돼야 한다. 이들 기업은 세무조사를 받기 전까지는 회계에 대해 검증받을 기회가 없어 회계투명성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성실신고검증제에서 부여하는 인센티브 수준으로 보상이 돼야 한다. 또한 소득세 측면 뿐 아니라 법인세 측면에서도 공평과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실제 46%의 법인이 1년에 세금을 한푼도 못 낼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종업원 수 50인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인데 회계업무역량, 세무조정역량이 먼저 파악됐어야 했다.
회계투명성 강화는 신용대출을 위해서도 중소기업들이 원하고 있는 이슈이기도 하므로 실천하기 너무 어렵지 않게 지침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센티브로는 이자율이나 보증료를 경감하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 김병규 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장 = 개인 납세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성실신고확인제와 전자세금계산서 등이 도입됐지만 중소기업의 회계 투명성 문제는 약화된 상황이다.
현재 중소기업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 등 여러 상황을 감안했을 때 천천히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