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의 동반성장지수 평가와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협약’ 등 동반성장정책이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정위는 다음달까지 동반성장지수(win-win index)평가 대상 대기업 56곳과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하고, 15대 대기업 총수에게 협조를 요청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대기업의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기업의 중소기업 자금지원규모를 매출액의 0.8%에서 0.6%로 완화하고, 협약 이행도의 배점을 상향조정하는 등 협약평가기준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에 관련,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는 공정위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노력에는 환영하지만 기존의 제도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원래 대기업의 중소기업 자금지원은 직접지원, 혼합지원, 특별지원으로 나뉘어 세부목표가 설정돼 있고 합계액이 매출액의 0.8%이상이 되어야 만점을 받도록 돼 있었다.
그러나 공정위 관계자에 의하면 경영사정과 자율성도 고려해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대기업들의 ‘민원’을 통해 자금지원 목표액을 매출액의 0.6%로 낮추고 세부 항목간의 구분도 없애 자율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개정됐다.
또한 전경련 등에서 win-win index평가결과의 원점수 공개를 반대하고 있어 평가기준의 후퇴로 대부분의 기업이 ‘우수 등급’을 받게 돼 평가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의 김홍길 연구원은 “동반성장지수의 평가는 대기업들의 불공정하도급거래 관행이 국민경제의 발전을 저해하는 근본요인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면서 “겉으로는 동반성장에 역점을 두겠다고 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대기업의 민원을 반영하여 평가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진정한 대기업-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공정위의 공정한 규칙 제정과 엄정한 집행이 요구되는 때”라며 “‘시장경제의 파수꾼’인 공정위가 제 역할을 다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