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실적 부담, 어윤대式 '체질개선'
신한銀 만년꼴찌?…서진원 '시한부 임기'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초부터 '공격 앞으로'를 외치며 자산확대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과당경쟁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금융당국은 물론 경쟁은행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 어윤대式 구조조정 = KB금융은 지난 1분기에 60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한 수준이다.
직전 분기에 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경영실적이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지주사 자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 및 3조원대의 막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부진 요인을 상당부분 털어낸 것도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와관련 민병덕 국민은행장도 올해 실적개선을 통해 '리딩뱅크' 위상을 되찾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국민은행이 '과당경쟁'을 촉발시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어윤대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방식과 무관치 않다.
어 회장은 지난해 취임직후 국민은행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본부조직을 슬림화 하는 등 내부 체질개선 추진에 성공했다.
또 외부적으로는 소매금융에 치중돼 있는 국민은행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중소·대기업 고객 유치에 직접 나서는 한편, 성과향상추진본부 등을 통해 임직원들 대상으로 전방위 실적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지주사 회장이 지나치게 은행 경영에 간섭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 신한은행, 만년 꼴찌? = 금융지주사 경영진간 '물고 뜯는' 내분사태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은 경쟁사와 비교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크게 악화된 국민·우리·하나은행 등에 비해 내실위주의 경영에 집중해왔다는 점이 유효했다는 게 중평이다.
이로 인해 은행권의 '메기'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신한은행이 최근에는 국민은행과 함께 과당경쟁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최근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자산관리, 퇴직연금, 우량자산 등에서 1등 은행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겠다"며 경쟁은행을 도발하기도 했다. 또 실제 퇴직연금 시장은 물론 대출영업 등에서도 국민은행과 '이전투구'식 경쟁에 나서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신한은행의 공격적인 자산확대 움직임은 시장재편과 무관치 않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 할 경우 시중은행 자산순위는 국민, 하나, 우리, 신한 순으로 사실상 업계 '꼴찌'로 내려앉게 된다.
더구나 외환은행 매각이 마무리될 경우 기업·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제외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만한 매물이 없다.
이 때문에 신한은행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따른 고객이탈, 즉 '반사이익'을 염두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함께 지난해말 취임한 서진원 행장의 임기가 1년 남짓에 불과한 '시한부 CEO'라는 점도 공격경영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 행장은 신한금융 내분사태로 물러난 이백순 전 행장의 잔여임기만 물려받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서 행장으로서는 1년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 연임 또는 향후 금융지주사 내부에서의 거취를 보장받을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민영화,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인수라는 핵심현안 때문에 자산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틈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과열경쟁으로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