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1/4분기 역외탈세 41건 세무조사, 4741억원 추징
'지능형 탈세'-"역외탈세 차단에 세정역량 집중할 것"
외국 회계법인 등을 동원, 치밀한 '택스 플래닝(Tax Planning)'을 세워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은 유명 해운회사와 사주에게 국세청이 4100억원이라는 거액의 세금 철퇴을 가했다.
해당 해운사와 사주가 세금을 빼돌리기 위해 사용한 수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입을 다물수 없게끔 만들 정도로 지능적이고 대담했다.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Worldwids Zero Tax Scheme) 홍콩 등 조세피난처를 적극 활용했다.
김문수 국세청 차장(사진)은 11일 "지난해와 올해 역외탈세 세무조사에 주력한 결과 비거주자·외국법인으로 위장해 조세피난처에 소득을 은닉한 해운사와 사주에게 4101억원을 추징하는 등 1/4분기 동안 총 41건 4741억원의 탈루세액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올해 역외탈세 세무조사를 통해 목표한 '1조원' 세수 확보의 절반 가까이를 상반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달성한 셈이다. 국세청이 현재 역외탈세 대응 인프라를 더욱 세련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형태의 본사를 두고 있는 S해운이 국세청 조사망에 제대로 걸려들었다.
S해운의 사주(社主) K씨는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선박 160여척을 소유하면서 국제 선박임대업 및 국제 해운업을 영위했다.
특히 사주 K씨는 한국에 근거지를 두고 경영활동을 하면서도 국내 거주 장소를 은폐하고 경영활동 흔적을 감추는 등 조세피난처 거주자(한국 비거주자)로 위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영업, 운항 등 해운사업의 중요한 관리 및 의사결정을 국내에서 수행, 세법상 내국법인임에도 불구, 형식적인 대리점 계약을 통해 외국법인으로 위장해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국가에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고도의 지능적 역외탈세를 자행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및 케이만 아일랜드, 홍콩 등 해외계좌에 숨겨둔 자금만 수 천억원에 달했으며 빼돌린 소득을 세탁해 국내로 들여와 호텔을 세우는 등 물 쓰듯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사주 K씨에게 종합소득세 등 관련제세 4101억원을 추징하는 한편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범칙처리 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 "비거주자·외국법인으로 위장한 사례는 대한민국의 과세권을 원천적으로 벗어남은 물론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려는 대단한 탈세시도"라며 "조세정의에 대한 도전이자 공정한 경쟁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국세청은 무역거래를 가장해 장비매입 원가를 허위계상 하는 등 역외탈세 11건을 적발해 37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으며 주식 양도소득, 이자소득 등 국외소득을 신고누락한 이들(2명)에 대해서도 141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아울러 해외부동산 편법취득 등 변칙외환거래를 이용한 탈세 27건도 찾아내 129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김문수 국세청 차장은 "앞으로도 역외탈세 행위에 대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추적해 과세하고 조세범처벌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는 등 역외탈세 차단에 세정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