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는 A씨는 2년 동안의 미국지사 파견근무를 마치고, 2달 뒤 승진과 함께 본사로 복귀하게 됐다.
자녀들의 영어교육을 고려해 온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왔던 A씨는 그동안 '눈덩이'처럼 불어난 집안살림을 미리미리 정리해 놓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출국 당시 국제이사 경험만을 떠올리며 차근차근 이삿짐을 싸던 A씨에게 뜻밖의 문제가 발생했다. 넓디넓은 미국 땅에서 자녀들 등하교 및 출퇴근을 목적으로 구입했던 승용차를 어떻게 국내로 보내야 할지 난감했기 때문.
특히 보통 이삿짐들과 달리 자동차 통관에는 '관세'까지 부과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만치 않은 국제이사 비용에 세금부담까지 더해질 것이 걱정되자, A씨는 이 문제를 관세청에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 '배기량' 따라 과세…"국산 수출자동차는 면세" = 현행 관세법에 따르면 본인 또는 동반가족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물품 중 이사자의 직업, 거주이전 사유, 반입수량 등을 감안해 이사물품으로 인정하고 해당 이삿짐에 대해 원칙적으로 수입통관 시 면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과다한 이삿짐 반입을 방지하기 위해 외국체류기간(1년 이상), 이사물품 반입기한(입국일로부터 6개월 이내) 등 이삿짐 통관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사자 및 이사물품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으며, 필수 과세물품 및 수입금지·제한품목 등을 따로 지정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선박·항공기 등과 함께 필수 과세품목에 포함돼 있어, 신차가격에서 수입신고일까지의 가치감소분을 차감한 금액을 기준으로 ▲2000cc이상 34.24% ▲2000cc이하 26.52% 등의 세율이 적용돼 일정 세금(관세, 부가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이 부과된다.
다만 이사물품에 해당하는 자동차 중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국산승용차'에 대해서는 통관 관련 세금이 전액 면제되며, 승합차(10인승 이상)·홈카·화물차 등은 이사물품에 포함되지 않아 면세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 이사화물 자동차, "세금은 내지만 각종 '인증면제' 혜택" = 관세청에 따르면 승용차는 이사화물로 인정받더라도 관세를 비롯한 수입통관 관련 세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일반 자동차 수입시 적용되는 각종 인증절차는 면제 받을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수입통관 이후 정식등록을 위해서는 임시운행허가 및 임시번호판 수령, 환경인증, 자기인증, 신규검사 등 여러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이사화물 승용차로 인정받을 경우에는 환경인증(배출가스 및 소음 검사)과 자기인증(자동차 안전기준 적합성 검사)을 거치지 않고도 정식등록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