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에게 세무사 등록을 할 수 없도록 한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2부(부장판사 하종대)는 21일 이 모 변호사가 "변호사 자격을 세무사 등록요건으로 보지 않는 처분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세무사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세무사법상 세무사 자격 중 하나로 '변호사 자격'이 있지만, 등록되지 않은 변호사까지 세무사의 직무 모두를 할 자격이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변호사에게 자격시험을 통과한 세무사들과 같은 정도로 세무사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당연히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이 변호사는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세무사 등록 신청을 했지만, 서울지방국세청이 관련 법규정이 없다며 반려하자 "세무대리 업무는 변호사의 당연한 직무 중의 하나로 등록을 해줘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현행법상 변호사에게도 세무사 자격은 자동적으로 부여하고 있지만, 세무대리업무를 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세무사 등록은 할 수 없다.
2003년말 변호사, 회계사의 세무사 명칭 사용을 금지하도록 하고, 2004년 이후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에게 세무사 등록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시행됐기 때문.
이에 따라 세무사 시험 합격자는 세무사법 제6조에 의해, 공인회계사는 세무사법 제20조의2 규정에 의해 세무사 및 세무대리 등록을 할 수 있지만, 변호사의 경우에는 법규정이 없어 등록이 되지 않는다. 다만 법개정 전인 2003년 이전에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는 세무사 등록이 가능하다.
서울지방국세청은 "현행법상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경우에 세무사로 등록하고 있으므로 이 변호사에 대한 반려처분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