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고법, '250억원 소주값 담합 과징금' 재판 최종변론
업계측 변호인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힘겨루기?"
업계측 변호인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힘겨루기?"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재판장 곽종훈)는 25일 오후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소주값 담합 공방의 최종변론 재판을 속개했다.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가 11개 소주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1조 2000억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27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소주업체 측은 즉각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날 재판은 최종 변론일.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가 11개 소주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1조 2000억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27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소주업체 측은 즉각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날 재판은 최종 변론일.
소송에 참여한 10개 소주업체를 대리한 원고측 대변인은 이날 세 가지 논점으로 공정위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먼저 업체 측 변호인은 “주세법을 통해 국세청으로부터 상당한 영업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소주업체들이 담합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이윤보다 담합이 적발됐을 때의 기대손실이 오히려 커 담합을 할 유인이 매우 적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세 소주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힘든데다, 소주가 물가관리 주요 품목으로 지정돼 가격을 올리지 못한 채로 가격 인상 요인이 10년간 누적돼왔다”면서 “공정위 측의 주장처럼 선두업체보다 낮은 가격으로 가격차별화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주의 경우 낮은 수요 탄력성으로 인해 몇 백원 싼 가격 때문에 원래 마시던 술을 바꾸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두번째로, “애초에 소주 시장은 2008년 가격 상승 이전에도 대부분 800원대로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가격경쟁이 원천적으로 배제돼 있었다”면서 “공정위 측에서 제시한 천우회 등에서의 정보 조사 자료도 선두업체인 진로의 가격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정상적인 영업활동일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가격인상 여부에 관한 부정확한 의견이 난무했던 것도 업체간 합의없음에 대한 방증”이라며 “두산이나 진로 등 규모가 큰 업체의 리니언시 가능성이 매우 컸음에도 불구하고 리니언시가 전혀 없었다는 것도 담합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소주 등 주류는 가격 규제의 필요성이 있고, 국세청에 의해 철저히 규제되고 있다”면서 “국세청과의 협의 후 선두업체가 가격 승인을 받은 후 후발업체들이 비슷한 폭으로 가격을 인상해 온 오래된 관행에 따랐을 뿐인 업체들에게 담합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억울한 일”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 공정위 측 변호인은 “국세청의 주세명령권이 소주업체들에게 아무런 재량권도 주지 않고 일괄적인 규제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면서 “가격의 상한선은 있었지만 하한선은 없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범위 내에서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업체들이 타 업체의 가격 동향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면서 “국세청이 모든 것을 정해왔다면 굳이 다른 회사의 동향을 신경 쓸 이유가 없고, 이는 업체 측에도 어느 정도의 재량권이 주어져 있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또한 2004년도의 리서치 내용에 대해서도 “소주시장은 애초에 가격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던 시장이므로 소비자들이 가격에 따라 선택을 달리해 본 경험이 없다”면서 “경제분석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가 다르며, 현재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소주업체 측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국세청과 공정위의 힘겨루기가 된 측면이 있다”면서 “국세청은 이미 이 사건이 담합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공정위 측은 이번 기회에 주류 가격 정책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두 기관 사이에 합의할 문제이지 업체 측에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원가에 114%의 세금을 더해 결정되는 소주 한 병당 890원의 출고가격에는 450원의 세금이 포함돼 있다. 결국 세금을 뺀 순수 출고가격은 한 병당 440원으로 500ml 생수 한 병 가격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소주업체들의 주장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싼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정가의 30% 수준으로 국산농산물을 주정으로 제공하고 동시에 가격 등 영업방식에 긴밀하게 관여해온 국세청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소주업체들.
또 국세청의 가격 지도는 있었지만 업체들간의 가격 합의도 분명히 있었다고 주장하는 공정위.
애초에 부과된 과징금 2263억원이 1/8수준인 272억원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업체들은 이마저도 승복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해 1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소주값 법정공방. 재판부는 과연 소주값의 결정권은 어디에 있었다고 결론지을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최종판결은 6월 2일 내려질 예정이다.
최종판결은 6월 2일 내려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