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관세행정의 세밀함이 뒤떨어져 있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12억원 상당의 사기수출을 일삼아온 일당 4명이 결국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이들은 치밀한 범행계획을 마련해 오는 5월까지 90억원 이상의 추가 사기행각을 계획하고 있었고, 그동안 고급 외제승용차를 구매하는 등 국내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려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26일 인도, 베트남, 레바논,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5개 개발도상국 수입업자를 상대로 국제적인 사기수출 행각을 벌여온 김 모씨 등 일당 3명을 '관세법 및 범죄수익규제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철강 수출회사를 운영하던 일당은 자금난에 시달리자 상대적으로 사기수출을 벌이기 쉬운 저개발국가를 집중 타겟으로 범행을 모의, 지난해 8월 가짜 수출법인을 세운 뒤 올해 3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사기행각을 벌여왔다.
일당은 시가 12억원 상당의 고가 스테인리스 및 철강재 1200톤을 수출하기로 계약하고 실제로는 상품가치가 전혀 없는 고철 등 폐자재를 밀수출, 수입업자로부터 물품 확인 전에 수출대금을 받는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세관 압수수색 결과 일당은 오는 5월까지 무려 90억원대의 추가 사기수출을 자행한 뒤, 회사직원이 수출대금을 횡령한 것처럼 꾸며 국내 납품업체에 지급해야 할 고철 등 폐자재 구매대금까지 필리핀으로 빼돌린다는 치밀한 시나리오를 마련해 놓고 있었다.
일당은 개발도상국 수입업자로부터 받은 사기수출 대금으로 국내에서 고급 외제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등 사치스런 생활을 계속해왔고, 추가범행을 마친 뒤 필리핀으로 도피해 호화주택에 거주하며 마사지샵 및 레스토랑 등을 운영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세관은 지난 1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로부터 일당에게 사기를 당한 스리랑카 수입업자들의 현지 민원이 빗발친다는 정보를 입수, 끈질긴 추적 끝에 일당 전원을 검거해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하지 못했다면 더 큰 사기 피해로 이어져 국가이미지 실추는 물론 국제적으로 망신을 살 뻔했다"며 "동일수법의 사기수출이 더 있는지 추가조사를 실시중이며, 외환거래조사 등을 통한 재산해외도피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