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길 "전직 대통령 중 가장 젊은 분이 세상 떠나" 침통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배우 문성근 씨의 사회로 엄수된 이날 추도식에는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2만여명의 시민이 찾았다.
강만길 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지금 다시 생각해도 전직 대통령의 급작스런 하세는 온 세상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안타깝고도 기막힌 일"이라며 "전직 대통령 중에서도 가장 젊었던 분이 현직에서 물러난 지 불과 1년여 만에 그렇게 홀연히 가셨으니 세상이 어찌 경악하지 않겠냐"고 슬픔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참여정부의 소신에 찬 빛나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직선으로만 나아가지 못하고 굴곡이 있게 마련인 점이 안타깝다"고 평하기도 했다.
곧이어 부경대 박애림 학생이 추도문을 낭독하고,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영상으로 방영됐다. 이 영상을 본 유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유족 대표인 아들 노건호 씨는 "아마 아버님이 하늘에서 많은 분들을 지켜보시며 흐뭇해 하고 계실 것"이라며 "먼 길을 무릅쓰고 봉하까지 오셨던 분들, 여기 이 자리에서 추모식을 지켜주시는 분들,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발적인 추모 행사를 지원하고 진행해 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은 2011년을 상징하는 나비 2011마리 날리기와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로 마무리됐다.
문재인·유시민 등 친노인사 대거 참석
이날 추도식에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 야4당 대표를 비롯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김덕룡 대통령실 국민통합특보, 김두관 경남도지사, 박준영 전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맹곤 김해시장을 비롯해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추도식을 마친 문재인 이사장은 "비가 오는 걸 보니 우리 마음속 슬픔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노무현 대통령 뜻은 복지를 위해 애쓰는 그 모든 분들과 함께 하는 것, 정치에서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의 힘을 모으는 것이다. 이런 과제들을 위해 자신의 불리를 감수하는 바보 정신이 노무현 정신 아니겠냐"고 소회를 밝혔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노 대통령과는 23살에 만났다. 이 묘역이 많은 사람들 가슴 속에 남도록 하는 게 제가 먼저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국민보다 낮다는 걸 보여준 분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렇게 추도해주시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야권통합관련 문재인 이사장 역할론에 대해 "그건 제가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문 이사장이 야권 대통합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으니 큰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유시민 대표는 입을 꾹 다문채 "오늘은 말할 것이 없다"며 소회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추도식과 묘역 참배를 마친 권양숙 여사는 손학규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하염없이 비가왔다. 상처가 아물었나 싶었는데 바로 어제 같다"며 "해가 바뀌어도 아픈 마음으로 오시는데 세월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손 대표는 "내년에는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를 이뤄내 노 전 대통령에게 도리와 책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