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법원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검사 세무사도 가능해" 판결
'서울시 행정사무 민간위탁 조례' 즉시 발효.. 세무사 업무영역 확대
세무사회 "세무사의 전문·공공성 확인.. 세무사법 개정안 긍정 영향"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대법원 전경(대법원 제공)
그동안 회계사에게만 허용되던 '민간위탁 기관의 사업비 결산서 검사'를 세무사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주심 서경환 대법관)은 25일 서울특별시(원고)가 제기한 '서울시조례안재의결무효확인' 소송에서 "세무사에게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서 검사권을 부여한 서울시 조례가 정당하다"면서 원고의 소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21년 서울시의회가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서 검사를 세무사에게 허용하도록 통과시킨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공인회계사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재의요구에 따른 서울시의 집행정지 신청 인용 이후 나온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다.
그동안 금융위원회는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서 검사업무'가 공인회계사법에서 회계사의 직무로 정한 '감사 및 증명 업무'에 해당해 세무사에게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도 대법원에 개정조례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금융위원회와 회계사회는 일관되게 "사업비 결산서 검사가 회계사법에서 정한 감사 및 증명업무에 해당한다"며 "세무사는 회계사법에서 정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서울시의 개정조례안은 회계사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검사는 감사·증명업무가 아니라는 취지로 서울시의 개정조례안이 회계사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민간위탁 사업비 결산서 검사권을 부여하는 서울시 조례는 즉시 효력이 발효된다. 이에 세무업계는 서울시를 비롯해 추후 전국 지자체에서 민간위탁 보조금 사업비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 조례는 행정사무 수탁기관은 매 사업연도마다 사업별로 결산서를 작성하고 시장이 지정한 외부감사인(공인회계사)에 의한 회계감사를 받아 시장에게 제출하도록 했던 것을, 회계감사를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변경하고, 세무사도 사업비 결산 검사인으로 지정할 수 있게 했다.
세무사회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 17일 국회에 발의된 세무사의 세금 및 준조세 등 세출검증 업무수행과 부담금에 대한 행정심판대리를 허용하는 세무사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 대표발의) 등의 입법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공공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세무사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 회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공공성 높은 세무전문가인 1만6000명 세무사들이 그동안 곳곳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조세 재정전문가와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주신 덕분"이라며 "세무사는 공익을 우선하는 전문가로, 앞으로도 국가와 지자체, 공익법인 등 많은 영역에서 국민권익을 지키고 세금낭비를 막는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