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민주당 대표 손학규입니다.
어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2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2년이나 지났는데도 추모 열기는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그 분이 말씀하시던 많은 것들이 지금 바로 이 순간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살아있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무엇보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말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이 시대의 가장 큰 불행은 바로 사람이 수단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경쟁력이라는 잣대로 값어치가 매겨집니다. 얼마나 돈 값어치를 하느냐가 인격에 대한 평가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가 행복해 질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행복이 목적입니다. 경제성장이나 국가의 발전도 궁극적으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서 비로소 그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모든 가치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말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상식은 뒤집히고 원칙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지도자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아 지역이 서로 갈려 싸웁니다.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4대강 공사를 속도전으로 추진하다가 여러 사람이 죽고, 강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홍수 위험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특권층은 망하는 은행에서 자기 돈을 새치기로 먼저 빼냈습니다.
특권과 반칙을 막고, 정의가 바로 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서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정치를 말했습니다.
정치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첫째 목표입니다.
서민들을 편안하고 안심하고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정치입니다. 어려운 사람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정치의 존재이유입니다. 공동체의 가치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저와 민주당은 이제 '민생진보'를 앞세워 국민과 함께 하려 합니다. 어떤 이념놀음보다 바로 민생을 나침반 삼아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보수나 진보가 스스로 진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안정이 필요할 때는 보수가 해답이 되고, 변화가 필요할 때는 진보가 해답이 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다시 말해 진보의 가치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는 것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중산층과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겨워졌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고환율-고물가 정책은 민생대란을 불러왔습니다. 국민의 빚은 하염없이 늘고, 중산층은 무너졌습니다. 복지가 필요한데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주었습니다.
부자세금을 깎아 줬는데도 경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더 열심히 일했지만, 더 살기 힘들어진 것입니다. 나라경제는 더 좋아졌다는데 빈곤층은 계속 늘어만 갑니다.
이미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돈이 위에서 아래로 순환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 수출 위주의 경제, 고용 없는 성장과 일자리 부족, 비정규직의 증가,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적 강자들이 누리는 특혜와 기득권이 판을 치는 한 빈곤층은 늘고, 중산층은 어려워지는 이 현상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 경제에서 부의 순환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돈 많은 사람이 더 잘 사는 나라가 아닌, 돈 없는 사람들도 잘 살게 되는 나라로 우리 경제가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앞날을 장담하기 힘듭니다.
지난 4월 27일 선거에서, 우리 국민은, 이제 중산층마저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변화를 명하고 있습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민주당은 '민생진보'의 길을 갈 것입니다.
이념의 낡은 굴레를 벗어던지고, 오직 민생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고 나아가겠습니다. 서민은 중산층으로, 중산층은 더 안정되고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는 진보의 길!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민생진보의 미래입니다.
우리는 이제 민생진보의 방향으로 대한민국 변화의 대장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양적 성장보다는, 내실 있는 민생지표 중심으로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 합니다.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이 아닌, 다수에게 결실이 돌아가는 정책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불안한 계층에 대한 복지의 확대는 물론,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진보적 성장의 길을 설계해야 합니다. 또한 반칙과 특권을 철폐하고 진정으로 원칙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국민들 각자가 더 나은 삶으로 진일보하는 것, 이것이 참다운 진보입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우리세대보다 더 나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향한 국민의 열망!' 이것이 진정한 진보의 가치입니다.
이념이 아니라 해법을 추구하고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추구할 때 민생진보의 길이 열립니다. 새로운 정치의 방향은 좌회전도, 우회전도 아닙니다. 오직 국민을 위해 전진하는 것입니다.
민생진보의 정신은 바로 서민과 중산층이 모든 국가정책, 사회구조의 중심에 서게 하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국가를 팔아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경제를 앞세워 민생을 짓밟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민생진보입니다.
이에 덧붙여 진보를 외람되이 앞세워 분열을 만들고, 특권층들이 그러하듯 합리성과 투명성마저 무시하는 낡은 진보의 자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바로 민생진보입니다.
민주당이 가고자 하는 민생진보의 길!
이 길에서 때로는 특권층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지만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때로는 고루한 이념에 갇힌 낡은 진보와 갈등이 있을 수 있으나, 이 또한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조용히 잘못되어가는 나라는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잘못 가면 잘못 간다고 외치고 싸우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오직 단 한 가지, 민생만 보고 싸우겠습니다.
오로지 민생만 보고 가는 새로운 진보의 모습으로, 다시 국민 속으로, 더 낮게, 더 겸손하게, 하지만 더 담대하게 나아가겠습니다.
혁신과 통합으로, 민생진보의 결의로 더 큰 민주당, 더 강한 민주당이 되어 국민 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
민생에 강한 정당, 저희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의 삶의 보루이자 희망이 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