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 당권 후보 단일화 할까?

최근 한나라당 소장파의 리더격인 정두언 의원이 당 지도부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머지 쇄신 진영의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소장파 당권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은 남경필 의원(4선), 권영세 의원(3선), 나경원 의원(재선) 등이다. 소장파와 가까운 친박계에선 유승민 의원(재선)이 거론된다.

출마 여부를 조심스레 저울질하고 있는 이들은 당내 최대 현안인 정책기조 쇄신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당 안팎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당 대표 상(像)과 관련 남 의원은 젊은 세력이 당을 맡아 운영해야 한다는 '젊은 대표론'을 주장했다. 아울러 40대 중년층과 서울·경기 등 중부권, 중산층,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는 대표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반면 나 의원은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이가 대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젊은 대표론에 대해서는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권 의원은 당이 어수선한 상태임을 감안, 리더십을 가지고 당 전체를 이끌어 갈 사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민심을 냉정하게 재검토하고 이를 관철시킬 수 있는 추진력있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세 사람 모두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한나라당의 정책 기조에 대한 생각도 엇갈렸다.

남 의원은 이념의 대립이 아닌 중산층이 원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도 국민 대부분이 중도가치를 원한다면 이를 과감하게 끌어안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 의원은 무조건 좌클릭하며 민주당을 따라가기보다는 보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소장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 남 의원은 적임자에 중지를 모으자는 입장인 반면, 권 의원과 나 의원은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소장파 의원들은 이들 중 누구에게도 힘을 실어주지 않은 채 당권경쟁 구도를 지켜보고 있다. 남경필, 권영세, 나경원 의원 모두가 참여하고 있는 당내 쇄신모임 '새로운 한나라'도 모임 차원에서 당 대표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소장파 당권 후보들의 단일화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지만 단일화 없이는 당권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결국 소장파 당권 후보들이 한 점에서 만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새로운 한나라'의 간사인 정태근 의원은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청와대나 정부에 할 얘기를 제대로 전달하고 친서민 정책을 이끌어갈 수 있는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혀 단일화 과정에 소장파 의원들이 개입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