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소득세법상 1세대 1주택 양도에는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이 조항의 해석에 따라 납세자는 경우에 따라 '세금폭탄'을 맞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때문에 1세대 1주택 양도와 관련된 조세 분쟁 사건이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법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1세대 1주택 판단에 있어 이른바 '거주 기간'이라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습니다.
개인이 주택을 구입했을 경우 최소한 3년을 보유해야 하며, 특히 서울시, 과천시 및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수도권 5대 신도시지역의 경우 이 3년의 보유 기간 중 2년을 '직접 거주'해야 비과세 혜택을 주도록 규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6월부터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정책에 의해 이 같은 ‘2년 거주’은 폐지될 전망입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것일까요? 곧 있으면 문제도 되지 않을 ‘2년 거주’ 요건 때문에 낭패를 본 한 납세자의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 33평 아파트에 신혼부부 지낼 방 하나 없다? = A씨는 지난 2005년 9월 파킨스씨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공동명의로 수도권에 33평 짜리 아파트를 취득했습니다.
이 집은 방이 3개였는데 A씨는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와 한방을 썼고, 상주했던 간병인이 방 한 칸을 사용했으며, 남은 방 하나는 책과 장롱 등 수납공간으로 사용됐습니다.
문제는 A씨가 2006년 6월부터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신혼생활을 하게 된 A씨가 더 이상 부인, 아버지와 함께 '합방'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결국 A씨는 안방을 아버지에게 내드리고 부인과 함께 집안 거실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A씨는 이후 곧 부인이 임신을 하게 되자 부인과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집 근처 전셋집(다세대주택)을 마련해서 일단 아내만 거주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정작 '2년 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와 함께 다시 동거에 들어가게 됐다는 겁니다.
뒤늦게 일의 앞뒤가 맞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일까요? 거주 요건을 채웠다는 생각 때문일 까요.
A씨는 2009년 10월경 아버지와 함께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면서 양도세를 내지 않았습니다. 고의던 타의던 1세대 1주택 양도의 거주 요건은 맞춘 뒤였기 때문이죠.
□ 국세청 "아내의 재전출로 거주기간 못채웠다" = 임신한 아내의 편의(?)를 위해 신혼의 달콤함도 뿌리치고 눈물겨운 별거생활에 돌입했던 A씨의 기대와 달리, 국세청은 A씨가 1세대 1주택 양도 비과세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세청이 제시한 과세 근거는 바로 A씨 아내였던 B씨의 '재전출' 기록인데요.
1년을 함께 살던 아파트에서 임신 이후 근처 전세주택으로 이사한 뒤, 다시 2009년 5월에는 A씨가 살던 아파트가 아닌 이미 다른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던 겁니다.
그 해 10월 A씨는 아버지와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아내가 이미 살던 아파트로 전입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A씨가 아내와 같이 산 기간이 불과 1년에 불과한 만큼,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인 '세대전원의 거주요건'을 충족치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 "단지 '좁다'는 것은 부득이한 사유 아니다" = A씨의 심사청구에 대해 국세청은 "A씨가 아내와 단지 33평의 아파트 주거공간이 좁다는 이유로 근처에서 별거를 하게 된 이유는 세법상의 양도세 감면대상에 해당되는 부득이한 사유로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거주자 외의 세대원 중 일부가 취학, 근무 또는 사업상의 형편 등으로 당사자와 함께 주거를 이전하지 못한 경우에 한해 세대전원이 주거를 이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세청은 A씨의 경우 아내의 재전출로 인해 실제 같이 동거한 기간이 2년을 충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의 임신에 따른 별거가 세법상의 '부득이한 사유'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국세청은 심사결정문을 통해 "A씨와 아내의 주민등록 등본 및 초본을 확인한 결과, 당초 조사결과와 같이 아내의 '재전출'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A씨는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인 '2년 이상'의 거주요건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적시했습니다.
또 "A씨와 아버지가 양도한 아파트에 전입하기 이전에 별도로 거주하다가 합가한 점, 부친의 간병도우미가 쟁점 주택의 방 하나를 차지하고 생활했다고 주장한 점에서 A씨가 부친을 직접 간병키 위해 합가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참고심사례: 심사양도 2010-3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