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당규 소위 '반쪽 회의' 진행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전당대회와 관련한 큰 룰을 확정짓고 31일부터 소위원회 활동에 돌입했다.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합의된 부분은 합의된 대로 고치고 안 된 부분은 현행 룰에 따르도록 결정했다"며 "미세한 부분들은 당헌·당규 소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전체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당대회와 관련된 세 가지 큰 룰 중에서 비대위에서 합의된 내용은 '선거인단 규모' 뿐이다. 다른 두 가지는 당권·대권은 분리하고 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은 함께 선출하는 현행 당헌·당규대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사실상 이같은 결론은 박근혜 전 대표의 뜻과 일치하는 것이어서 향후 비대위 활동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 당내 일부 의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비대위 내에서도 계파별, 초선·중진별로 이견이 심했으나 전당대회 룰만 가지고 갑론을박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고 판단, 위원장에게 권한을 위임해 결정한 상태라 잡음이 줄지 않고 있다.
당장 비대위 산하 소위원회 활동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헌·당규 개정 및 공천제도 개선 소위는 31일 오후부터 회의를 열어 세부적인 전대룰 조율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부 비대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져 '반쪽 회의'를 진행해야만 했다.
정치 선진화 및 국정쇄신 소위와 비전 및 당정체성 소위도 내달 초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큰 룰조차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소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 비대위원은 "전대룰은 큰 원칙에 비추어 현실을 생각한 선택"이라면서도 "결정은 났지만 합의로 도출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