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일부 청산
SK그룹이 SK글로벌의 부실규모에 관계없이 회생시킬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노종 SK글로벌 정상화대책본부 전무는 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글로벌의 부실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살린다는 것이 그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SK그룹이 자구안 제출을 늦추는 등 SK글로벌을 살릴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견에 대해 "회생의지는 확고하다"라면서 "주주, 노조 및 시민단체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확정되기 전에 공개하기 어려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SK텔레콤 등 계열사들이 부당지원을 거부하는 것은 원칙적인 차원일 뿐"이라면서 "불법지원이 아닌 협력을 하도록 계열사를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SK글로벌이 청산되면 여타 계열사들도 독립경영체제라고 해도 신인도 하락에 따른 파장을 피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와함께 SK글로벌이 채권단 공동관리 중인데도 SK그룹이 여전히 `갑'의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갑'이면 SK글로벌은 `을'인 것이 확실하다"라면서 "다만 환자인 SK글로벌을 놓고 두 의사(채권단과 SK그룹)간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사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채권단과 합의하고 계열사를 설득해 일주일이면 자구안을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계열사들이 매출채권을 출자전환하는 안을 검토중이지만 추가출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해외법인의 경우 경쟁력이 있는 것들은 남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SK글로벌 주력사업 중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제외한 철강, 패션 부분은 해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해외법인이 필요하다"면서 "적어도 미주법인은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채권단도 채무재조정을 해준 뒤 시간을 두고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SK글로벌의 현재 부채규모(8조6천억원)에 금리를 연 6%씩만 쳐도 이자가 연 5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대로는 앞으로 영업이익을 3천억원씩 더 내더라도 이자 갚기도 허덕이는 처지가 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SK그룹은 이처럼 출자전환이나 신규출자를 많이 하지 않고 매출 밀어주기로 영업이익을 창출해 서서히 빚을 갚겠다는 입장인 반면 채권단은 가능한 빨리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양자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