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사옥 전경
협력사 성장률 138% …68개사, 中企서 대기업으로 발돋움
부품 협력사와 해외 동반진출…글로벌 경쟁력 동반상승
평균 거래기간 25년…40년 이상 거래한 곳도 수두룩
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쾌속질주가 심상치 않다.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거둔데 이어 2분기 이후도 한-EU FTA 발효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기준으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 34만4422대, 해외 160만7135대 등 전세계 시장에서 작년보다 10.6% 증가한 195만1557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도 올해 상반기에 내수 24만8345대, 해외 99만2702대 등 총 124만1047대를 국내외에서 팔아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눈부신 선전 뒤에는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함께 일궈 온 노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견조하게 구축해 온 동반성장의 기조가 최근 그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것.
이에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경쟁력의 중심축이 되고 있는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과 그 성과를 들여다 보았다.
■협력사 평균 매출액 1747억원…68개사, 中企서 대기업으로 =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동반성장지수 대상기업 중 최초로 1585개 1차 협력사와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처럼 타 기업보다 먼저 협력사들과 동반성장 협약을 이끌 수 있었던데는 그동안 '상생문화'를 구축해 왔다는데 대한 자신감이 묻어 있다는게 업계의 평가.
현대·기아차와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현대·기아차의 부품 협력업체들은 매출액이 2.4배, 해외수출이 4.5배, 시가총액은 10.9배로 증가하는 등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 규모를 크게 상회하는 동반성장의 결실을 맺었다.
실제 2001년 733억원에 불과했던 현대·기아차 협력사의 사당 평균 매출액은 2010년 1747억원으로 9년만에 2.4배(138% 증가)로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현대·기아차의 매출액이 33조6342억원에서 60조308억원으로 1.8배 늘어난 점을 비춰 볼 때 협력사의 매출 상승은 어닝서프라이즈 수준.
더구나 국내 산업 전체 성장률이 80%, 현대·기아차의 성장률이 78% 수준임을 감안할 때 부품 협력사의 성장률이 138%라는 것은 경이적인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협력사의 성장률이 현대·기아차의 성장률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현대·기아차의 성장과 함께 부품 협력사의 브랜드 파워도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2001년 전체 협력사의 21%(62개사)에 불과했던 대형 협력사의 비중은 2010년에는 45%(131개사)로 대폭 증가한 반면 매출 200억원 미만의 영세 협력사의 비중은 2001년 21%에서 2010년 4%로 감소했다.
특히 68개 협력사는 동반성장으로 외형을 키우며 10년여만에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내장재를 생산하는 협력사 NVH코리아는 2001년 매출액 268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었지만 2010년에 10배 가까이 늘어난 265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대기업의 반열에 들었고, 연료펌프를 생산하는 현담산업도 10년 동안 매출액이 5.5배(291억원→1605억원) 상승하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협력사 중 상장사는 2001년 말 46개사에서 2011년 6월 현재 60개사로 증가했다.
이들 협력사의 시가총액은 2001년 말 1조5000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10년만에 16조3000억원으로 10.9배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증시 전체의 시가총액이 4.2배(308조→1300조) 증가한데 비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 협력사와 해외동반 진출…'자동차 강국 코리아' 신화 쓰다 = 현대·기아차는 협력사들과 해외에 동반진출하며 동반성장의 모범답안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기아차 협력사의 2010년 해외 수출 금액은 총 17조1000억원으로 2002년 3조8000억원의 4.5배로 증가했다. 또 오는 2012년에는 이보다 4조원이 늘어나 협력사의 수출 총 금액은 2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주요 지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면서 1차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2차 협력업체들과도 동반 진출해 왔다.
올해 현재 미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 10개 해외공장에 1차 협력사 233개사와 2차 협력사 197개사 등 총 430개사의 부품 협력사가 동반 진출해 있다는 것이 현대·기아차 측의 설명.
현대·기아차와의 해외공장 동반진출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 협력사들은 해외 완성차 메이커에도 직접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2002년 7개사에 불과했던 해외 완성차 메이커로의 수출 협력사는 2010년 165개사로 늘었으며, 수출 금액도 3조3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증가하며 ‘자동차 강국 코리아’의 위용을 톡톡히 보여 주고 있다.
지난해 협력사들이 해외 완성차업체에 수출한 8조7000억원은 같은 해 현대·기아차 해외공장으로의 수출액 8조3000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이처럼 협력사들이 해외 완성차 메이커에 수출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동반성장 노력을 바탕으로 품질 및 기술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
현대·기아차의 경우 품질기술 육성 및 기술보호, 교육훈련, 2차 협력사 지원 등을 통해 경쟁력 향상을 지원해 오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성장함에 따라 함께 상승한 부품 협력사의 브랜드 파워가 강력한 수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협력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의 협력업체들과의 거래기간은 국내 중소 제조업 평균 수명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 현재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 290개사의 거래기간은 평균 25년이며, 40년 이상 거래해 온 협력사도 21개사에 이른다. 또 10년 미만으로 거래한 협력사는 11개사에 불과하다.
특히 도어래치를 생산하는 평화정공 등 40년 이상 거래를 해 온 21개 협력사는 지난 67년 현대자동차 설립 이후 지금까지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25년의 거래기간은 국내 중소 제조업의 평균 수명인 12.3년(대한상공회의소 2011년 자료)의 2배가 넘는 기간이다.
현대·기아차의 290개 협력사 중 96%인 279개사가 12.3년 이상 거래해 온 업체들이며, 나머지 4%의 협력사들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개발에 신규 참여한 협력사다.
협력사와 상생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커온 현대·기아차에 '동반성장'이라는 단어가 새로울 것이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