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잠정 발효된 한-EU FTA가 우리 기업들의 수출 증가에 큰 힘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됐던 당초 예상과 달리,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對EU 무역적자라는 역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관세청이 16일 발표한 '2011년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對EU 무역수지가 수출액 42억2000만 달러, 수입액 44억1300만 달러로 집계되며 총 1억93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의 경우 최근 그리스·이탈리아 등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유럽지역 재정위기로 인해 EU국가들의 소비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했던 49억8100만 달러 비해 15.3%나 감소했다.
유럽지역 최대 수출품목인 선박은 전년동기 대비 수출액이 71.2%나 줄었고,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수출물량이 감소했던 ▲반도체 47.6%↓ ▲액정디아이스 44.8%↓ ▲가전제품 10.7%↓ 등 주력 품목들도 수출규모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다만 승용차(93.8%↑), 석유제품(70.2%↑), 철강(35.5%↑), 자동차부품(15.5%↑) 등 일부품목은 FTA 발효 이후 수출이 증가했다.
국가별로도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연합의 중심축을 이루는 선진국을 대상으로 수출액이 30% 이상 급감했고, 이탈리아·스페인·폴란드·슬로바키아 등 기타 국가들에 대한 수출도 다소 줄었다.
반면 對EU 수입액은 44억1300만 달러로 집계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했던 32억2900만 달러보다 36.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달 對EU 무역수지는 총 1억9300만 달러의 적자를 보이며 지난해 7월 기록했던 17억5200만 달러의 흑자보다 19억4400만 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또한 9억77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던 지난 6월에 비해 흑자규모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한-EU FTA 발효 이후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달 對EU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지만 우리 기업들의 FTA 수출활용률이 수입활용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어, 하반기 경기회복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출기업 대상 FTA 활용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