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 등이 '하나데이' 기념행사에서 지구촌 어려운 이웃 돕기 기증 물품을 담은 'Sharing Hana' 가방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 급여나눔 기부약정 등 '하나데이' 캠페인 전개
"사회공헌은 경영의 일부"…'나눔과 배려' 화두 던져
미국 월가에서 불어온 금융권 탐욕에 대한 질책이 한국 금융가에도 강한 진동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
사상 최대 9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청년 일자리 부족, 살인적인 물가상승 등에 대한 분노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금융권을 향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것이다.
이 같은 분노는 금융권이 탐욕에 젖어 사회적 소외계층들에 대한 배려를 등한시한다는 불만에서 출발한다.
최근 일부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비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금융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에서 최근 진행하는 '1111 모두 하나데이 캠페인' 역시 '나눔과 배려로 하나 되자'는 화두를 금융권에 던지며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나와 다른 존재를 인지하고 나눔과 배려로 '하나'로 끌어안겠다"는 하나금융의 시도는 일단 사회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나눔과 배려' 화두 던진 '하나데이' = 하나금융그룹은 천년 만에 '1'이 6번 겹친다는 지난 11일을 맞이해 '1111 모두 하나데이 캠페인'의 첫 팡파레를 울렸다.
이 캠페인은 '나눔과 배려로 이웃과 고객과 동료와 하나 되기'라는 모토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하나금융은 CEO와 임직원의 자발적인 급여나눔 기부약정을 시작으로 '이웃과 하나 되기', '고객과 하나 되기', '동료와 하나 되기'라는 주제로 올해 연말까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이번 이벤트가 주목 받는 것은 '하나'라는 의미를 새롭게 해석해 이를 사회공헌 활동의 중심 가치로 끌어 올린 데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회장(사진)은 지난 11일 '하나데이' 기념행사에서 "나·개인이라는 작은 단위로부터 동료와 회사, 그리고 이 사회를 포괄하는 통합의 의미까지 '하나'라는 단어에 내포된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보자"며 '하나데이'의 의의를 알렸다.
'하나'는 수효를 세는 맨 처음수를 의미하지만 '뜻, 마음, 생각 따위가 한결같거나 일치한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동안 하나금융에서 관심을 기울여온 사회공헌 활동은 저출산이나 고령화 문제에 대한 사회 기여, 공교육 강화, 다문화 사회 지원 등 지속적인 나눔과 배려, 관심이 필요한 분야들이었다.
이 같은 하나금융의 사회공헌 활동이 '하나'라는 가치 속에 간결화되고, 통합화된 것이 바로 '하나데이'인 것이다.
우선 하나금융은 '이웃과 하나 되기' 위한 나눔과 배려를 펼친다.
전국에 걸쳐 11개 지역에서 1111명이 참여 소외계층 1만1111가구에 전달할 '김치 담그기 행사'에서부터 지구촌 어려운 이웃에 물품을 가방에 담아 전달하는 'Sharing Hana', 쪽방촌 집고치기 등 '모두多 하나 봉사활동', 연평도 피해주민 돕기 '사랑의 도서기부', 외국인 근로자 초청 서울시티투어 행사 등이 이런 취지에서 기획된 사회공헌 활동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지난 14일 거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동료들 111명을 초대해 서울 시내를 함께 돌아보는 '아름다운 버스여행' 행사를 했다.
이번 행사는 소외된 환경에서 어렵게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서는 근로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마련됐다.
앞서 하나금융은 언어 때문에 금융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어느 지점에서든지 현지어 전화 연결 및 상담이 가능한 전담 상담센터를 오픈한 바 있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우리 문화의 하나로 당당히 인정하고 그들을 '하나'의 기치 아래 끌어안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더불어 하나금융은 '고객과 동료'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벤트로 '마음의 벽'을 허물기로 했다.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 컨버전스 시대'에 대비한 미래 금융 아이디어 공모, 고객들이 스마트폰뱅킹인 'N뱅크' 가입 시 하나은행이 500원을 기부하는 '하나N뱅크 나눔 더하기', 온라인 SNS를 통해 숫자 '1'과 관련된 사연을 공모하는 '세상의 모든 하나 모이세요' 등이 고객과의 친밀감을 높이려는 시도다.
또 하나금융은 동료애를 주제로 한 사례를 공모하는 '11가지 하나스토리', 동료들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 콘테스트', '칭찬 릴레이' 등의 참신한 기획을 통해 조직 내부의 결속력도 다져간다는 계획이다.
■ 하나금융 "기업도 시민이다" = 하나금융의 사회공헌 활동에는 기본적인 철학이 있다. '기업도 시민사회의 구성원'이라는 '기업시민주의'가 바로 그것.
김승유 하나금융회장은 "하나금융의 사회공헌은 경영의 일부이며 책임과 의무라는 '기업시민주의' 정신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는 "기업은 하나의 경제주체인 동시에 시민사회의 구성원이기에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의 일원이자 경제주체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그 방식에 있어서도 수혜자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문제 및 해결 방식을 찾아 지속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이 주한 외국인 130만 명 시대에 맞이해 '하나 되는 아시아'를 모토로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펼쳐온 것도 이 같은 '기업시민주의'의 일환이었다.
하나금융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며 더불어 하나되는 성숙한 다문화 통합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하나 Kids of Asia'(다문화 가정 자녀 교육 프로젝트) ▲다국어 병기 어린이 도서 발간 배포 ▲다문화 공익광고 캠페인 ▲'한국-베트남 가족의 날' 등 다문화 이해를 위한 체험기회 마련 ▲다문화 가정 금융서비스 지원 등을 펼쳐 온 바 있다.
지난 6월 29일 문을 연 하나다문화센터 '다린'도 다문화가정과 이주외국인을 위한 문화 공유 및 교육 공간으로 활용되며, 사회적으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촉진시켰다.
특히 하나금융은 가나 출신의 어머니 로즈먼드 사키와 한국인 아버지 황모 씨 사이에 태어난 도담(12), 용연(11), 성연(10) 삼 남매의 어려운 사연을 TV에서 접한 뒤 이들에 대한 장기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어머니가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바람에 외롭게 남겨지자 이들 삼 남매에게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생활비와 학자금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키로 한 것.
하나금융이 '하나데이'의 중심축에 지구촌 소외계층 돕기와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하는 버스투어여행 등을 집어넣은 것도 다문화시대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본 철학이 그 출발점이었던 것이다.
하나금융 측은 "하나금융의 사회공헌 활동들은 사회의 실질적 필요와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대내적으로는 임직원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며, 대외적으로는 기업 이미지를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영성과가 향상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든다"고 전했다.
◆…김승유 하나금융회장(가운데)이 다문화가정 이주여성 등과 함께 전국 소외계층 1만1111가구에 전달될 '사랑의 김장'을 담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