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와 한·미FTA…"달라진 환경에 입장은 바뀔수도"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가 "야권연대가 성공하려면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유시민 대표는 22일 오후 국회에서 한·미FTA 관련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야권연대가 협상 테이블은 꾸려졌지만 실질적인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은 민주통합당 측에서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에 "한명숙 대표가 직접 나서 양당 대표들이 연대 원칙에 합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화 이후 여러번의 총선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국회를 거쳐갔지만 근본적으로 정치가 바뀌지 못하는 것은 제도의 문제"라면서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통해 정당득표율이 의석수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통합진보당의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대표는 민주통합당 측의 의지가 약해 야권연대의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한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통합진보당의 제안에 대한 답을 받지 못했을뿐더러 야권연대의 틀과 방향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입장도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
그런 와중에 이날 오전 민주통합당은 부산·경남 지역의 공천자 명단을 발표했다. 유 대표는 "민주통합당 측은 당의 스케줄대로 진행하고 계신 것 같다"며 "큰 정당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 주면 참 좋을 것"이라고 다소 서운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유 대표는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에서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해 자신의 발언을 언급한 것에 대해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른데, 발언 시점도 고려하지 않고 야권 정치인을 공격하다니 대통령이 점잖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군기지에 대해서 "해군기지가 남쪽에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기술적으로 어느 지역에 가능한가, 해당 지역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의 세 가지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을 대비해 화순에 해군기지를 검토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하고 이후 논의가 제주 강정마을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안보전략상 남쪽에 해군기지가 필요한가의 문제는 논의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고, 설계·검토 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난 강정마을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미FTA에 대해서도 "추진 당시에는 신자유주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환경이 달라졌다"면서 "달라진 국제 정세를 감안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면, 잘못은 인정하고 입장을 바꿀 필요도 있다"도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