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공천 심사에 속도를 내면서 잡음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22일 영남권 단수지역 후보자와 경선 후보자를 발표했지만 원칙과 기준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비공개로 진행하는 야권연대 협상으로 '밀실공천'이라는 당내 반발을 사고 있다.
또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정체성 평가, 다면평가와 함께 15% 여성 의무 공천 등도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더구나 23일에는 강남을에 출마한 전현희 의원이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정동영 상임고문이 '지역구를 옮기라'는 압박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당내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 이해할 수 없는 '영남 공천' = 민주통합당에서 영남권 단수지역 후보자가 발표되자 대부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이 바로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에 대한 공천이 미뤄진 것이다.
부산에서 야당 후보로는 유일하게 재선까지 한 조 의원의 공천이 미뤄졌다는 것에 대해 다들 의아해했다.
이에 공심위는 "현역 의원에 대한 지역구 적합도 조사와 다면평가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이 가시진 않았다.
현역 의원인 김부겸 최고위원은 대구 수성갑에 공천을 줬기 때문이다. 더구나 복수 지역구임에도 문성근 최고위원(부산 북구·강서구을)에게는 공천을 줬다. 이유는 다른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경쟁력으로 치자면 지역 기반을 단단히 다져놓은 조 의원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공천 기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 "야권연대 빙자한 밀실공천"(?) = 야권연대 지역으로 거론되는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들은 '밀실공천'이라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서울 관악을의 현역 의원인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의 반발이 거세다.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공동대표가 서울 관악을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통합진보당이 이 지역을 양보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반발로 이 공동대표가 경선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 야권연대 협상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 애쓰고 있지만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 지역으로 30곳을 요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야권연대 협상이 모두 비공개로 진행돼 예비후보들은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야권연대 유력지역으로 거론되는 인천 남구갑에서도 예비후보들이 "의석 나눠먹기 식으로 공천권을 거래하는 것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 일"이라고 비판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 '정체성' 논란에 '지역구 이사' 압박까지 = 민주통합당은 연일 '정체성' 논란에 더해 '지역구 이사' 압박 사실까지 폭로되면서 잡음이 정점에 이르렀다.
공심위가 당 지도부에 중도성향을 보이는 김진표 원내대표의 불출마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성'이 부족하다고 분류되는 관료 출신 의원들의 공천 문제에 불이 붙었다.
민주통합당이 공천심사의 정체성 부문의 배점을 2배로 높이면서 한·미 FTA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던 의원들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자 공심위는 불출마 요청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미 FTA 날치기와 조용환 헌재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부결 등으로 내상을 입은 김 원내대표가 여전히 '정체성 물갈이'의 대표격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더해 여당의 한·미 FTA '말 바꾸기'라는 공세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당내에서는 '결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정동영 상임고문이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전현희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기라는 압박을 했다는 사실도 폭로돼 문제가 되고 있다.
전 의원은 "정 상임고문이 경선을 치르지 않는다면 'MB 심판론'으로 선거를 치르려는 야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당 지도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대권주자인 정 상임고문이 비례대표인 여성 의원과 경선을 치른다는 것 자체가 예우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있지만 그렇다고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한 당의 방침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당직자는 "우리가 여성의 정치활동을 확대하자며 가산점을 주거나 여성 의무 공천 등을 도입해 여성인 전 의원에게 경선을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며 "당 지도부가 판단할 일이지만 사실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