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당초 이날 오전 9시30분 새 장관을 발표키로 하고 이를 기자실인 춘추관에 통보했으나, 이를 오전 11시로 연기한데 이어 "후보자들을 직접 인터뷰 하기로 했다"며 또다시 발표를 미뤘다.
오전 11시를 넘겨 춘추관을 찾은 정찬용(鄭燦龍) 인사보좌관은 "논의를 거듭한 결과 오늘중 후보자로 압축된 사람들을 직접.집단 인터뷰해 적절한 분을 선임키로 했다"며 "후회하지 않는 인선을 위해 조금 더 시간을 갖자는 것"이라고 말해 인선과정에 진통이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는 그동안 수차례 회의를 통해 최초 16명의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 이날 오전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노 대통령이 "조금 더 검토해 보자"고 지시했다고 정 보좌관은 전했다.
이러한 지시에 대해 정 보좌관은 "열악하고 벼랑 끝에 몰린 농업.농촌 현실을 타개할 역량, 도하개발아젠더(DDA) 및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대외교섭능력, 농협 등 농민과 밀착된 거대 조직에 대한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기존 인사과정에서는 활용되지 않은 `청문회식 집단면접' 방식을 채택, 이날밤 9시부터 각 후보자와 대면 접촉을 통해 농정현안 타결책 및 대외교섭 능력 등을 집중 검증한 뒤 24일 오전 노 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거쳐 새 장관을 발표할 예정이다.
면접에는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과 수석들이 포함된 인사추천위원들과 이정우(李廷雨) 정책실장 및 관계 보좌관 등이 참여하며, "중요한 직위에는 인사추천위원회의 범위를 넓히는 게 좋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사에 따라 대외교섭력 검증 차원에서 황두연(黃斗淵) 통상교섭본부장의 의견도 반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날 `심야 면접' 대상에는 민병채(閔丙采) 전 양평군수, 허상만(許祥萬) 순천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 등 최종 압축된 3명의 후보가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9시께 민병채 전 양평군수가 신임 장관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기자실에 전해졌으며, `2차 연기'소식이 오전 11시를 넘겨 통보되는 바람에 일부 언론이 `민 전 군수 농림장관 내정'을 보도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정 보좌관은 이에 대해 "3명의 후보 가운데 민 전 군수가 1순위로 보고됐으나, 노 대통령이 `생각을 더해 보자'고 말했다"고 전해 민 전 군수가 후순위로 밀렸을 가능성도 함께 시사했다.
정 보좌관은 `민 전 군수가 대외교섭 능력 등이 없어 탈락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회사를 운영하면서 보잉, 록히드 등에 소재를 납품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고, 이를 위한 협상 경험도 있다"며 "농업분야 협상의 전문성은 갖고 있지 않아도, 국제협상 능력은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