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총선 관계자들이 바라보는 판세는 어떨까? 이들이 말하는 판세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여당은 낙관, 야당은 비관이다.
디도스 사태와 내곡동 사저 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던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민주통합당의 공천 잡음과 야권연대 불협화음으로 반등, 새누리당의 경우 130석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자체 평가다.
반면 올 초만 하더라도 과반 의석까지 조심스레 얘기하던 민주통합당은 현재 우세지역으로 100석 정도만 확신하고 있다.
□ 100석에서 130석까지? '자신감 찾은 새누리' = 지난해부터 새누리당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MB 심판론'이었다.
정권 심판론이 부각되면 어떤 상황에서든지 여당은 힘든 싸움이 된다.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이 참패했듯이 현재 여당인 새누리당에게는 14년 된 한나라당이란 당명까지 버릴 정도로 힘든 싸움인 것이다.
그런데 선거를 코앞에 둔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한·미 FTA 폐기를 주장했던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에게 '말 바꾸기' 공세와 '야당 심판론'을 제기한 새누리당의 역공이 어느 정도 먹혀든 것이다.
이혜훈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판세 보고를 보니 새누리당이 나름 괜찮은 편"이라며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5%포인트 정도를 빼고 봐도 걱정했던 것보다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실제 새누리당은 올 초에 예상했던 100석에서 30석을 더 얹은 130석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여당에게는 힘든 상황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도 121석을 확보했는데 지금 상황이 그때만큼 어렵다고 보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더구나 보수층의 결집이 이뤄진 것도 새누리당에게는 호재다. 전통적으로 야당 지지층은 이슈에 따라 지지율이 확 빠지는 데 반해 여당 지지층은 웬만한 이슈에는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이 작용해 '정권을 빼앗길 수 없다' 혹은 '박근혜 선대위원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위기감이 보수층의 지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 흔들리는 '심판론'에 고전하는 '민주통합' = 반면 민주통합당은 연일 'MB 심판'을 외치고 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기저에 'MB 심판'이 깔려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민주통합당에 대한 지지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에게는 대안정당으로서의 확신이 들지 않는 것이다.
실제 민주통합당은 지난해 12월 통합 효과로 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앞섰으나 공천 잡음으로 인해 지지율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낙관하던 총선 판세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130석 이상을 바라보던 전망이 100석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현재 민주통합당이 자체적으로 분석한 우세지역은 104석이다.
이것도 그나마 며칠 전, 106석으로 전망했던 것에 비해 2석이 빠진 수치다. 우세지역이 대부분 경합지역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 대표가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에게 "'반값 등록금'을 19대 국회 첫 회기 내에 해결하자"며 '여당의 반값 등록금 말 바꾸기'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이것이 얼마나 먹힐 수 있을지, 떨어져나간 청년층을 얼마나 끌어들일지 미지수다.
박선숙 선대본부장은 "총선에서 밀리면 대선에서 밀린다는 위기감이 새누리당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민주통합당 지지층의 결집도는 상당히 낮다. 새누리당 지지층의 90%는 지역의 후보를 지지하지만 우리는 60%에 불과하다"고 선거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새누리당이 동원할 수 있는 것은 관권, 금권, 색깔론, 남북관계 등 네 가지인데 색깔론이 먹히면 접전지역이 우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서울 지역만 보더라도 초접전 지역이 15~20개 정도 되는데 이런 박빙 지역이 선거의 전체 판을 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