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세청 1급 고위직 인사에 대한 관심도 높지만, 이에 못지 않게 국세공무원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고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6월말 세무서장급 정기 명예퇴직입니다.
명예퇴직 시기는 6월말이지만, 행정절차를 감안해 세무서장급 중 명예퇴직 연한에 이른 국세공무원들은 5월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 관행입니다.
특히 오매불망, 세무서장 부임을 희망해 온 복수직 서기관들은 물론 고참급 사무관, 사무관 승진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고참 6급 직원들은 오히려 1급 고위직 인사보다는 세무서장급 명예퇴직 규모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모습입니다.
이번 6월말 정기 명예퇴직 대상자는 1954년 상반기(1월∼6월) 출생자입니다. 전국 109명 세무서장 중 1954년 출생자는 총 29명 가량. 이중 상반기 출생자는 15명(서울국세청 산하 3명, 중부국세청 산하 6명, 대전국세청 산하 2명, 광주국세청 산하 3명, 부산국세청 산하 1명)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인 사정을 이유로 좀 더 이른 명예퇴직을 선택하는 이들이 없다는 점을 전제하면, 상반기 세무서장급 명예퇴직 규모는 이들 15명이 전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수'는 존재합니다.
주로 주류관련 기업체 또는 단체인 국세청 산하기관 임원(부사장, 감사 등)들 중 임기종료를 앞둔 이들이 많아, 이 자리에 임용되는 조건으로 한 발 빠른 명예퇴직을 선택하는 세무서장급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퇴직 국세공무원들의 재취업 루트가 되고 있는 주류관련 기업체 또는 단체는 세왕금속, 서안주정, 대한주정판매, 한국주류산업협회, 한국음주문화센터(주류산업협회 산하) 등입니다.
이들 기업체 또는 단체의 사장 및 협회장급은 지방국세청장 등 고위공무원급이 인선되고, 부사장, 감사, 전무, 사무총장 등은 일반적으로 세무서장급 퇴직자들이 인선됩니다.
'낙하산'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국세청의 오랜 관행인데다가 해당 기관에서도 주류행정을 총괄하는 국세청과의 관계를 감안해 국세청 출신자들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세청은 이들 산하기관 임원진 인사에서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명예퇴직 연한까지 근무한 이들이 아닌, 남들보다 이른 명예퇴직이라는 '불이익(?)'을 감수한 이들을 중심으로 인선을 한다는 원칙입니다.
일종의 보상인 셈이죠. 이른 명예퇴직을 선택한 이들 입장에서 일정한 임기(2년)와 함께 상당액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강해진 공직자윤리법으로 인해 회계법인, 법무법인, 세무법인 등으로 재취업이 힘들어지면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는 전언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세무서장급 퇴직자가 인선될 수 있는 주류관련 기업체 및 단체 임원 자리는 6, 7자리 정도. 다만 각각의 자리별로 임기만료일이 다른데다가, 일거에 인선을 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유동적인 측면은 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 안팎에서는 2∼3개월 후 '자리보장'을 약속 받고 이번 6월말 이른 명예퇴직을 선택할 세무서장급 간부들이 상당수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