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감독 부실로 저축은행 피해 키워"
정부 정책·감독 실패 지적…피해자 배상 촉구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부실로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신청했다.
전국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31일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신청을 했다.
비대위는 이 자리에서 저축은행 비리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난 금융감독당국의 총체적 감독 부실을 질타했다.
김옥주 비대위원장은 "금융당국의 정책과 감독이 적절치 못해 저축은행 부실을 키웠고, 이에 피해자를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당국이 예보한도 상향조정, 소액신용대출 활성화, 은행으로 명칭변경, 우량저축은행 여신한도 완화, 저축은행 M&A 활성화 등 저축은행들의 영업기반 확대정책을 펴도록 해 결국 부동산 PF대출 부실로 이어졌다는 것이 비대위 측의 주장이다.
또 금융당국이 지난 2007년 감사원으로부터 대손충당금 적립규모 확대 및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에 사업 진척도 반영이 필요하고 과도한 금융자문수수료 문제 등을 지적 받았지만 이를 개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0년 감사원 감사결과 부산상호저축은행의 신용공여 한도 확대에 편승해 부동산 PF 대출에 거액의 여신 집중을 확인하고도 증자를 이유로 타 은행에 내린 즉시 시정조치를 내리지 않은 문제도 따져 물었다.
감사원 감사결과 처리를 1년여 지연해 그 기간동안 은행의 부실규모와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또 비대위는 이 과정에 부실을 확인하고도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금융당국과 그것을 보고받은 감사원, 청와대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실제 금융당국은 지나 2008년 11월 저축은행 부동산 PF 전수조사 결과 105개 저축은행 중 68개 저축은행에 5조원 규모의 부실을 확인하고 이를 청와대에 보고 했지만 예금자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 부실 PF채권을 구조조정기금으로 매입함으로써 부실 저축은행의 BIS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도록 해 예금자들에게 부풀린 BIS 비율이 공시되도록 방치했다.
비대위는 2007년에 이어 2010년 실시된 감사원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금융당국의 총체적 감독 부실을 꼬집었다.
비대위는 금융당국에서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분류 오류 및 대손충당금 부족적립 등에 대해 적법한 검사 감독을 못한 점과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목적으로 생긴 저축은행이 수익분배 조건부 PF대출을 통해 사실상 투자사업을 수행함에도 이를 방치한 과실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비대위는 관련 법에 의거 저축은행이 최근 3년 연속 결손이 발생하거나 최근 결산일 현재 납입자본이 완전 잠식된 경우 거래처에 대한 총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모든 대출에 적용되도록 하고 있음에도 저축은행의 부실을 방치한 이유를 금융당국에 따져 물었다.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35개 차주에 대해 6947억여원의 여신 건전성 분류오류를 정상으로 분류해 대손충당금 166억여원을 부족하게 적립했음에도 금융감독원은 은행이 관련규정을 임의 해석하도록 방치했다는 것이 비대위의 주장이다.
김옥주 위원장은 "금융당국을 믿고 저축은행에 예금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60~70세의 고령자들로 장기간이 소요되는 민사소송을 통해서는 생존권 보장이 어렵다"며 "정부도 국정조사를 통해 드러난 정책 및 감독 실패를 인정하였는 바 조속한 시일에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