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등 유흥주점과 고급식당에서 식대나 술값을 계산한 뒤 영수증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음식점들과는 다른 내용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보통 '팁'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봉사료'라는 항목인데요. 음식 이외에 서빙 등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알게 모르게(?) 요금에 더해지곤 합니다.
그런데 이 봉사료 문제로 한 나이트클럽 사장님과 과세당국이 한판 붙게 됐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런 사단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요?
□ 나이트클럽 사장님의 댄서에 대한 '순정' = A씨는 지난 1987년부터 2009년까지 나이트클럽만 20년 이상 운영해 온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장님입니다.
그는 그동안 고객들로부터 술값을 받으면서, 일률적으로 요금의 15%를 봉사료 명목으로 수취한 뒤 사업장 과세표준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돈을 클럽 내 전문 '댄서'들에게 봉사료 명목으로 사이좋게 나눠줬습니다.
현행법상 세금계산서에 봉사료가 구분 기재되고, 그 금액이 종업원에게 지급된 사실이 확인되면 사업장 매출액에 따로 표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A씨는 매년 이런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했습니다.
문제는 A씨가 국세청으로부터 한 장의 세금고지서를 받게 되면서부터 발생됐습니다. A씨가 그동안 봉사료 명목으로 과세표준에서 제외시켰던 금액이 실제로는 봉사료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관할 세무서는 "댄서들의 출근일수에 따라 일당형식으로 지급됐고, 매출액에서 빠진 봉사료 금액과 실제 댄서들에게 지급된 금액에 차이가 있어 봉사료로 인정해 주기 어렵다"며 전보다 '증액'된 부가세 및 개별소비세 고지서를 발부했습니다.
A씨는 "성실신고자에게 봉사료 위장 혐의를 덮어씌우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지난해 7월 조세심판원에 불복심판을 청구했습니다.
□ 봉사료인가, 수당인가…엇갈리는 주장 = A씨와 과세당국의 입장은 완전히 갈렸습니다. A씨는 봉사료로 인정해 비용처리를 마땅히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세청은 정황상 A씨가 단순히 수당으로 나눠준 것으로 봉사료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A씨는 "영업주임, 마담, 웨이터, 댄서, 기타 종업원 중 오직 댄서에게만 음식요금의 15%에 해당하는 봉사료를 수취해서 지급했다"며 "증빙자료(봉사료지급대장)까지 있는데, 국세청이 봉사료 수입금액을 누락하기 위해 댄서에게 위장 지급한 것으로 보고 과세한 처분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세당국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봉사료 명목으로 고의적으로 매출액을 줄인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에 인정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세청은 "제출한 증빙서류 등을 확인한 결과 청구된 봉사료와 종업원 실지 지급액이 불일치 하고, 사실상 출근일수에 따라 댄서들에게 정액의 급여형태로 지급하고 있어 과표에서 제외할 봉사료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 심판원 "봉사료 아니다, 세금 내라" = 양측의 의견을 접수한 심판원은 결국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여러 정황을 미뤄 볼 때 A씨가 매출액에서 제외한 금액을 온전히 봉사료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심판원은 "봉사료란 개인서비스용역 공급대가와는 별도로 고객이 종업원 등에게 직접 지급하는 금액을 의미하는 것이고, 고객이 실제로 봉사를 직접 제공한 종업원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용역대가의 일정률을 추가로 지급받아 사후에 실제 봉사를 제공한 종업원들에게 지급하는 금액인데, A씨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A씨 사업장은 요금을 카드로 결제할 경우 일률적으로 요금의 15%를 봉사료 명목으로 계상했고, 댄서 1인에게 지급되는 금액을 하루 몇 만원씩 일괄 책정하는 등 동일조건으로 지급했으며, 장부상 실제지급금액과도 차이가 있어 온전히 봉사료로 볼 수 없다는 판단.
심판원은 "A씨가 댄서들에게 지급한 금액은 고객이 유흥음식요금과는 별도로 종업들이 제공한 용역에 대한 대가를 대신 지급받아 지급한 것이 아니라 종업원들이 매출액의 일정률을 지급받은 것으로 노력의 대가이거나 매출실적에 따른 이익을 분배한 것으로 봉사료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영화장면에서 보듯 웨이터 호주머니에 직접 찔러주는 돈만 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A씨의 사례에서 보 듯 사후 회계처리 방법이 부정확하고, 법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과세당국의 사후검증을 통해 언제든지 세금고지서의 납부세액 숫자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참고심판례 : 2011서2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