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 판매수수료 인하여부 재점검
K-컨슈머리포트 정보생산 예산증액
경쟁당국이 일부 대기업들의 불공정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인식 하에, 올해 하반기 SI(시스템통합), 베이커리 등 문제가 된 일부 계열사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혐의점을 찾고, 집중 감시를 통해 제재할 방침이다.
또한 지난해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판매수수료률 3~5% 인하한 부분에 대해서도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재점검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근 신뢰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던 K-컨슈머리포트 정보제공 시스템도 정보생산과 관련된 예산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정보 공개 이전 업체·전문가 의견수렴 절차를 강화해서 더욱 내실화 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 올해 하반기 이 같은 정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혐의 집중 조사 = 공정위는 하반기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SI, 베이커리 등 일감몰아주기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분야에 대한 감시 수준를 높이고, 위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엄중 제재할 방침이다. 공정위 정채찬 부위원장은 "현재 SI, 베이커리 계열사 가운데 조사가 완료된 업체가 있다. 조만간 제재수위가 발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4월부터 공시의무 대상이 거래금액 50억원(자본금 5%)으로 확대되고, 수의계약 여부도 반드시 표기하도록 바뀌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허위·지연공시 등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제재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단순히 거래단계만 추가하고 수수료를 받는 이른바 '통행세' 관행에 대해서도 그동안의 연구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3분기 내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올 초 10대 그룹이 발표한 SI, 건설, 광고, 물류 분야 등에서 일감몰아주기 자제와 경쟁 입찰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자율선언 이행상황을 점검한 뒤, 그 결과도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 대형유통업체 판매수수료 인하여부 '재점검' =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대형유통업체 들의 중소납품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 인하여부에 대해서도 하반기 재점검 할 계획이다.
특히 당초 합의안(3~5% 인하)과 달리 형식적으로 수수료를 내리거나, 수수료 인하를 명목으로 임대료 등 다른 부분에 비용을 전가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수수료 인하 수준이 낮은 유통업체에 대해선 판매수수료 추가 인하를 독려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이달 안에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대 백화점을 포함 11개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 및 추가비용 현황을 분석·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공정위는 단가 후려치기 등 납품 과정에서의 불공정 행위를 개선하기 위해 4000여개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8월까지 서면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납품업체와의 현장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서 추가부담 실태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가맹분야 공정거래 질서 유지 차원에서 최근 프랜차이즈 빵집에 대한 거리제한 규정을 골자로 하는 모범거래기준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 4분기에는 편의점 업종의 추가출점 거리제한 등을 규정한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 '부실논란' K-컨슈머리포트, 예산지원 확대로 극복 = 소비자정책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최근 부실조사 논란에 휩싸인 K-컨슈머리포트 사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이 중점 추진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그동안 품목당 지원금액 2000만원 내외였던 검사 비용을 확대해서 품질검사 수준을 한층 높이기로 했다. 기존 공정위 예산(2억원)에 소비자원 예산(7억2000만원)까지 약 9억원의 금액을 한도로 지원규모를 최대한 늘릴 예정이다.
또 디지털 TV, 청소기 등 가격이 높은 내구재나 유모차 등 고가의 유아용품 및 세제, 건전지 등 소비자 관심이 높은 일상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컨슈머리포트 공개 대상 품목을 다변화시켜 신뢰도를 높이기로 했다.
최소한 1달에 2개 품목 이상 정기적으로 가격비교정보가 공개된다. 특히 자동차부품, 완구류, 화장품 등 소비자 관심도가 높은 품목과 함께 FTA와 관련해 가격인하가 미미한 품목 등을 조사대상에 추가될 예정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온라인쇼핑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고, 관련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국 6만여 온라인쇼핑몰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해 청약철회 방해 등을 중점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이른바 연예인 쇼핑몰로 불리며 구매후기를 조작하거나 반품을 거부하는 행위, 해외구매대행업체로 과다하게 반품비용을 청구하는 행위 등이 중점 조사대상이 될 전망이다.
정재찬 부위원장은 "기본적인 하반기 공정거래정책 방향은 그동안 추진한 주요 과제들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는 한편, 미비점을 보완해 업무 추진체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차원"이라며 "담합 등 기업의 핵심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와 경쟁질서 확립에 주력하면서 국민적 수요가 많은 분야에 역량 투입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