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지방재정을 재건하고 근본적인 지방재정 분권화를 이루려면 지방세의 세율과 세목을 자치단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조세권한을 지방으로 넘겨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바람직한 지방세제는 원칙적으로 재산세 등 부동산세 위주의 세제가 적합하며, 지방교부세 비중을 축소하고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호리 토시히로 동경대학교 교수는 5일 서울시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지방세연구원 국제컨퍼러스에 참석, '재정재건과 지방세 개혁'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이호리 교수는 지방정부에 상당한 세원을 넘겨준 일본의 지방세 개혁과정을 설명하며, 중앙집권적 재정운용 제도가 지방분권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이즈미 내각의 삼위일체 개혁안은 지방으로의 세원 이양을 중심으로 추진됐고, 2003∼2006년 3조엔의 세원이 지방으로 이양됐다"며 "하지만 중앙정부가 여전히 지방세의 세원과 징세과정을 통제하고 지방정부 세원에 깊이 관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세원 이전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에 세수를 놓고 벌인 일종의 제로섬 게임으로 경제학적 관점에서 세원 이전 그 자체는 무의미하다"며 "지방세는 지방자치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재원"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호리 교수는 바람직한 한국의 지방세 개혁 방안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세 세율과 세목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원칙적으로 지방세 세목과 세율을 결정할 수 있도록 조세권한을 실질적으로 이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지방세 개편 방법에 대해서는 부동산세 위주로 지방세제를 개편하고, 지방소비세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호리 교수는 "재정분권화를 위한 바람직한 지방세제는 원칙적으로 토지세 또는 재산세 같은 부동산세 위주의 세제가 적합하다"며 "지방소비세도 지방재정에서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금 인상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하고, 지방정부는 지역 세원으로부터 세수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차입 비중을 줄이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며 "지방교부세의 비중 축소와 간소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