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부처, 971개 사업 예산 '마음대로'
국회가 증액 또는 감액한 예산을 정부가 집행 과정에서 마음대로 늘였다 줄였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9일 '2011회계연도 결산 중점 분석보고서'를 발간, 국가재정 전반에 걸친 주요 재정 이슈나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 여러 부처가 추진하는 다부처 연계사업 등 37개 주제를 중점 분석했다.
그 결과 국회가 2011년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45개 부처가 추진 중인 971개 사업에 대한 예산을 조정했지만 정부가 집행 과정에서 제멋대로 예산을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는 71개 사업에 대한 예산 3401억원을 증액했지만 정부는 집행과정에서 2632억원을 감액했다. 또한 정부는 국회가 감액한 21개 사업의 예산인 737억원 중 435억원을 무단 증액했다.
예산 외로 운용된 2011년도 국가재정 집행에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2011년도 국가재정은 5조8120억원으로 전년대비 58.4%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 예산 외로 운용된 국가재정 중 법률에 근거를 두지 않는 예산이 무려 2조1986억원이었다. 2조1986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만이 국가재정법이나 그 외 기타 법률에서 인정한 예산이었다.
이밖에 예산의 원래 목적과는 다르게 집행한 경우도 있었다.
총리실은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통일부는 통일정책 커뮤니케이션활성화 사업, 행정안전부는 공직선거관리 사업 등을 추진했다. 이들 모두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이었다.
기획재정부는 국제재정협력 강화 사업을, 방사청은 방위산업 지원 사업 등의 주요내용을 무단 변경해서 집행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정부는 예산 집행 과정에서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권을 훼손하는 예산변경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