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의 사무실 이전 날짜가 오는 9월 14일 무렵으로 확정됐습니다.
서울 여의도의 금융감독원 청사에서 광화문의 서울신문 사옥으로 이사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금융위가 이사하려는 것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무성한 소문이나 핀잔이 있어왔습니다.
올해 대선 이후 정부조직 개편이 예상되는 만큼 이사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회사의 CD금리(금융시장 기준금리) 조작의혹, 검찰의 저축은행 비리수사로 금융당국에 온갖 비판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어 어수선한 상황입니다.
19대 총선에서 새로 구성된 정무위원회 의원들마저 "이런 시국에 이사가 웬 말이냐"며 한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라고 하니, 금융위가 눈치를 볼 수밖에요.
이사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금융위 측은, 사무실이 비좁은 관계로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들었지만, 현재 야당과 학계가 주장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금융위와 기획재정부를 통합해, 옛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 부서로 회귀)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도 되고 있습니다.
만일 이렇게 되면 금융위의 영향력이 줄어들 뿐 아니라 정부이전 계획으로 금융위의 세종시행(行)이 확정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독립부처로 남아 있으려는 금융위의 발버둥 혹은, 도망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 한 관계자는 "2008년 정부조직 개편 이후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에서 또다시 조직이 바뀌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금융위 이사와 관련해 금감원의 일부부서 직원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현재 금감원의 기업공시국과 기업공시제도실, 회계감독1·2국과 회계제도실은 바로 옆 건물인 하나대투증권에 입주해 있는데, 만일 금융위가 이사하면 이들 부서 직원들은 다시 금감원 청사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