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세법개정안에 증세 방안을 다수 포함시켰음에도 불구하고, MB정부의 전반적인 감세 기조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3000만원으로 하향조정하고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15%로 인상하는 등 다양한 증세정책을 마련했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부자증세'와는 방향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박 장관은 지난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12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정부가 올해 마련한 세법개정안은 계속되는 내수부진 등 어려운 경제여건을 개선하고, 보다 넓은 세원을 실현하기 위해 과세기반 확충하는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유럽재정위기의 근본적 해법 도출이 늦어지며 당초 예상보다 내수가 부진하고 수출도 둔화되는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며 "2012년 세법개정안은 유럽재정위기와 세계경제 부진에 대응하고, 과세기반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충, 내수 활성화 및 서민생활 안정, 재정건전성 제고, 조세제도 선진화 등을 올해 세법개정안의 4가지 기본방향으로 꼽았다.
박 장관은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조세제도의 고용창출 기능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R&D투자, 그리고 중소·벤처기업 창업지원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내수 활성화 및 서민생활 안정 부분에서는 "부동산거래 정상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없애기로 했다"며 "서민·중산층 재산형성 촉진을 위해 비과세 재형저축과 장기펀드 소득공제도 신설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올해 일몰이 되는 비과세·감면제도 103개 중 24건을 폐지하고 26건을 정비하겠다"며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15%로 높이고, 출고가격이 200만원을 초과하는 고가가방을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에 포함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세제도 선진화를 위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고,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 대주주 범위를 확대했다"며 "파생상품 선물·옵션에 거래세를 부과하고, 연금소득 소득세 부담을 퇴직금보다 유리하게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이 올해 세법개정안에는 대기업 최저한세율 인상,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 확대, 고가가방 개별소비세 과세 등 증세정책이 대거 포함돼 향후 5년 동안 총 1조6600억원 가량의 세수가 증가할 전망이다.
MB정권이 집권 초기부터 줄기차게 추진해온 감세 기조가 뿌리 채 흔들리며, 최근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부자증세'로 조세정책의 포커스가 옮겨진 모습이다.
하지만 박 장관은 정부의 감세 기조에는 변함이 없으며, 정치권에서 말하는 부자증세와는 세제개선의 방향 자체가 다르다고 못 박았다.
박 장관은 "전반적인 감세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하향, 법인세 최저한세율 인상 등은 그동안 다중감면 문제 등 소득과세의 취약 부분으로 지적돼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세법개정안에 담긴 내용들은 정치권 등에서 이른바 '부자증세'라고 말하는 방향이 아니다"라며 "감세 기조의 전면적인 수정이 아니라 우리 소득과세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공평과세를 정립하기 위한 미세조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