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배당, 주식양도차익 등 금융소득에 대한 소득세 과세가 한층 강화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하향 조정되며, 주식양도차익 과세범위도 대폭 늘어난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원하고자, 연금소득보다 퇴직일시금에 더 많은 세금을 과세해 퇴직금의 연금 전환을 유도한다.
기획재정부는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의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을 담은 '2012년 세법개정안'을 확정·발표했다.
□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3000만원'으로 인하 = 우선 금융소득종합과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내린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소득세법 개정안 분석자료에 따르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3000만원으로 내릴 경우 내년부터 종합과세 대상자가 4만5000명 가량 늘어난다.
재정부에 따르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하향 조정을 통해 소득세수도 향후 5년 동안 1200억원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 주식양도차익과세 강화, 파생상품 거래세 과세 = 주식양도차익 과세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세대상 대주주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지분율 3% 이상 또는 시가총액 100억원 이상으로 정해진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 대주주 범위를 지분율 2% 이상 또는 시가총액 7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
지분율 5% 이상 또는 시가총액 50억원 이상으로 규정된 코스닥시장의 경우 어려운 시장 여건을 감안해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 범위를 현행 유지한다.
또한 다른 금융상품들과의 과세형평성을 감안해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일정 세율의 거래세를 과세하기로 했다.
과세대상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내파생상품(KOSPI 200 선물·옵션)이며, 선물과 옵션에 각각 0.01%와 0.001%의 거래세율을 적용한다.
다만 갑작스런 거래세 부과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주식 시장의 적응기간 등을 고려해 파생상품 거래세 과세시기는 2016년으로 3년간 미루기로 했다.
□ 연금소득 세부담↓, 퇴직일시금 소득세↑ =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자금 마련을 돕기 위해 연금소득 세부담은 줄이고, 퇴직일시금에 과세되는 소득세를 인상해 연금 전환을 유도한다.
우선 국민연금, 공무원·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이외의 연금저축·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연금소득 분리과세 대상을 사적연금으로 한정하고, 분리과세 한도를 연간 6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2배 늘린다.
연금소득이 분리과세 기준 이하인 납세자는 연금수령과 함께 소득세가 원천징수되므로, 내년부터는 매월 100만원(연 1200만원)의 사적연금을 수령하더라도 분리과세로 납세의무가 종결돼 별도로 세금을(종합소득세) 납부할 필요가 없다.
특히 사적연금에 적용되는 연금소득 원천징수세율도 단일세율 5%에서 연령 및 연금유형에 따라 최대 3%까지 인하한다.
퇴직소득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3%, 종신형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에는 4%의 낮은 세율을 적용 받는다. 또한 70세 이후 수령시에는 4%, 80세 이후 수령시에는 3% 등으로 연령에 따라 연금소득 원천징수세율이 차등 적용된다.
한편 퇴직금을 연금이 아닌 일시금으로 받을 경우에는 퇴직소득에 대한 소득세 부담이 늘어난다.
퇴직금의 연금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퇴직금 소득세 부담 수준을 최대 7%까지 인상, 연금소득 세부담 수준인 3%보다 2배 이상 많은 세금을 부과한다.
퇴직소득공제 중 최대 12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기근속공제도 폐지한다. 퇴직연금의 일시금 인출을 방지하고자 일시금 수령시 회사불입분은 퇴직소득으로, 나머지 근로자불입분과 운용수익 등은 기타소득(세율 20%)으로 과세한다.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100세 시대를 대비해 연금·퇴직소득세제를 대폭 개편했다"며 "현재는 퇴직일시금을 받는 경우 세제혜택을 더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연금 수령이 세제상 더 유리하도록 퇴직일시금 세부담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