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한 데 대해 일본의 반응이 격화되면서 향후 한일관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중으로 이명박 대통령께서 울릉도를 방문한 뒤 날씨 상황에 따라 독도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번 독도 방문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며, 8·15 광복절을 닷새 앞두고 '독도는 우리 땅'임을 천명하는 것으로, 일본 정부는 방문 중단을 요청하는 등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일본이 지난달 2012년판 방위백서에서 독도(다케시마)를 자국의 고유 영토로 규정한 데 대해, 우리 외교통상부가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를 일본 영토로 주장하는 내용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시정을 촉구하면서 한일 관계는 냉랭한 상태였다.
다수의 일본 언론들은 이날 "일본 정부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방문 중지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이날 "만약 방문이 실행된다면 일본의 입장에 배치된다"면서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할 경우 강력히 항의하고,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 대사를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최근 한국 정부의 각료들이 독도를 방문하는 등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대통령의 첫 독도방문이 한일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독도 방문에 대해 일본에 미리 통보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울릉도와 독도는 엄연한 우리 땅으로 우리 대통령이 우리 영토에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리 통보하는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 독도를 둘러싼 양국간 긴장 강화에 일본의 자위권 추진 움직임, 동해 표기 문제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처리 파문까지 악화된 한일관계 속에서 '조용한 외교'의 한계에 부딪힌 정부가 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매우 잘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어차피 대통령 임기 초에 독도를 방문하게 되면 임기 내내 한일 관계가 껄끄러워 질 수 있어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임기 말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적절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이 대통령이 지지율 강화를 노렸다는 분석은 일본 쪽의 입장이고, 외교관계는 필요에 의해 맺어지는 것"이라며, "현 정권이 그동안의 문제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독도를 방문하고, 곧 새로 들어설 한국과 일본의 새 정권이 새로운 관계를 맺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