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휴양지로 잘 알려진 피지에서 인천공항을 경유지로 마약 해외 밀반입을 시도하려던 국제마약조직원이 세관에 적발됐다. 이들이 밀반입을 시도한 마약은 무려 83억원 상당에 달했다.
인천공항세관은 17일 지난 1일 피지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해 일본으로 가는 영국인 L(남, 33세)씨의 환승기탁화물에서 일명 '필로폰'이라고 알려진 '메스암페타민' 2491g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83억원에 이르는 분량으로, 마약청정국가로 알려진 우리나라를 경유해 일본으로 밀수입해 일본당국의 감시망을 피해가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에 따르면 이들 국제마약조직은 그동안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국가를 이용해 최종 마약 소비지인 미국, 일본 등으로 마약을 운반해왔다.
이번에는 대표적인 휴양지 피지를 이용한 새로운 마약 밀수루트를 개발해 마약을 공급하려 한 것.
실제 앞서 지난해 일본 세관도 피지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으로 입국하려던 영국인으로부터 필로폰 3kg을 적발한 바 있다.
피의자 영국인 L씨는 영국에서 국제마약밀수 조직 총책인 나이지리아인 C(남, 영국 거주)씨가 마약운반을 제의하자 이를 수락하고, 피지로 가서 마약 교부책인 불상의 카메룬인 성명불상(여, 40대)으로부터 마약을 넘겨받아 인천공항에서 환승, 일본으로 운반하려다가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됐다.
X-Ray 검색을 회피하기 위해 두 개의 비닐 지퍼백에 나누어 넣고 은박지로 감싼 후, 다시 가방 밑바닥에 이중 장치를 만들어 은닉하는 치밀함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공항세관에 따르면 최근 이 같은 국제마약조직이 지속적으로 우리나라를 마약류 밀수 경유지로 이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인천공항세관이 적발한 마약류는 90건, 1만2662g으로 금액으로는 117억 6800만원에 이르는 가운데 우리나라를 중계지로 필로폰을 밀수하다가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된 실적은 올해 현재까지 6600g 분량이다.
올해 들어서 1kg 이상의 필로폰을 우리나라를 통해 일본, 괌 등지로 밀수하려다가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된 건이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이에 따라 인천공항세관은 세관의 모든 역량을 마약류 단속에 총력투입하고, 검찰·경찰 등 국내 마약단속기관 및 외국세관 등과 협력을 강화해 환승여행자에 대한 마약류 밀반입을 적극적으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마약류를 밀수출입, 제조, 매매, 투약은 물론 그러한 목적으로 소지 또는 소유만 하더라도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받게 되므로 해외여행자들은 이점을 각별히 유념해야한다"며 "여행지에서 무엇이 들어 있는지 모르는 물건을 대리 운반해 달라고 부탁 받게 되면 마약류가 은닉돼 있지 않은지 반드시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