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을 겪었던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정상화됐지만 非文(비 문재인) 경선 후보들은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두관 후보는 28일 강원 원주 인터불고 호텔에서 진행한 순회 경선에서 "경선을 잠시 중단했던 것은 불공정한 경선, 비상식적인 경선 절차를 바로잡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결코 유불리를 따져 (경선에 불참한 것이) 아니었다. 모바일 선거가 문제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주 경선에서는 1만3000명이 투표를 하지 않고 기호 1~3번을 찍은 사람도 참정권이 박탈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당은 기권과 무효표가 단 한 표도 없다고 한다. 이런 시스템이 민주당의 경선을 어렵게 만든다"며 "하지만 솔로몬 왕 앞에서 자식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양보한 어머니의 심정으로 경선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투표 과정에서 기호 1번 정세균, 2번 김두관, 3번 손학규 후보를 선택하고 전화를 도중에 끊을 경우, 기권처리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당은 로그파일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경우는 599표에 불과하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연설을 듣던 몇몇 사람들은 "다 확인된 것이 아니냐"라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경선에 불참했던 정세균 후보는 "어떤 선거보다 공정 투명해야 할 대선 경선이 그렇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러나 이제부터 다시 시작된다. 예측불허 경선, 힘있는 경선, 정권탈환의 축제가 되도록 경선을 부활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손학규 후보는 모바일 투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난파된 대한민국호를 이끄는 것은 초보 선장이 할 일이 아니다"라며 "경륜이 풍부한 선장이 할 수 있는 것이다. 확고한 국정철학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공격했다.
이에 문 후보는 "경선이 정상화 돼, 다행이다. 자신보다 당과 국민을 더 생각해주신 후보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곧바로 "우리 당 경선이 더 이상 국민들을 걱정시켜선 안 된다"고 맞섰다.
이어 "경선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는다면 누가 후보가 돼도 정권교체가 어렵다"며 "민주당 경선은 네 명 가운데 한 명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네 명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싸울 상대는 당 밖에 있다. 우리보다 강력하다"며 "우리가 힘을 하나로 모아야만 이길 수 있다. 우리끼리 상처내고 분열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문 후보들에게 에둘러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