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원내대표, 특정금융거래정보법 발의
새누리당이 점점 지능화되는 변칙적인 탈세행위를 차단하고, 경제발전은 물론 공평과세를 저해하는 지하경제의 싹을 자르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보유한 200조원에 육박하는 고액현금거래보고(CTR) 자료를 국세청에 제공하고, 탈세혐의 분석은 물론 일반적인 국세 부과·징수 업무에 폭넓게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8일 13명의 새누리당 의원 및 무소속 김한표 의원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개인·법인사업자의 금융거래 중 금융기관에서 일상적인 현금거래가 아니라고 판단한 2000만원 이상 고액현금거래는 대부분 탈세행위와 관련돼 있다"며 "FIU에 보고된 CTR 자료는 반드시 필요한 과세인프라"라고 밝혔다.
국세청에서 금융비밀보장 규정 등을 악용한 고액현금거래로 지능적인 탈세를 일삼는 불법행위를 적발하는데 FIU의 고액현금거래보고 자료가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2009년 6월 5만원권 지폐 발행 이후 고액현금거래가 차명계좌와 결합해 의사나 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매출누락은 물론 부유층의 변칙 상속·증여와 금융소득 종합과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CTR 자료가 숨은 세원 적발에 필수라고 의견이다.
하지만 이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상 FIU와 국세청 사이의 금융거래정보 공유 루트가 꽉 막혀 있어, 국세청이 CTR 자료를 제대로 입수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의원은 "현행법상 불법혐의 확인을 위한 세무조사 등으로 FIU와 국세청의 금융거래정보 공유가 제한돼 있다"며 "여전히 FIU가 수집한 CTR자료 중 국세청에 제공되는 정보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FIU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FIU에 보고되는 고액현금거래자료는 급증하고 있지만, 국세청에 제공되는 자료는 전체의 3%에 불과하다.
FIU는 특정금융거래보고법에 따라 1000만원 이상 금융거래 중 자금세탁 등 혐의거래 정보를 금융사로부터 보고 받고, 2000만원이 넘는 현금거래는 의무적으로 보고 받아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FIU에 보고된 고액현금거래자료는 2008년 673만7000건(137조원), 2009년 678만3000건(140조원), 2010년 1101만1000건(197조원) 등에 달한다.
그러나 국세청에 제공된 FIU의 혐의거래자료는 2008년 2215건, 2009년 3836건, 2010년 7168건 등으로 전체 자료의 3%에도 못 미친다.
고액현금거래로 자행되는 탈세행위 적발·예방에 '특효약'인 CTR 자료가 FIU 창고에만 쌓여갈 뿐, 정작 자료를 활용·분석해야 할 국세청은 구경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이 의원은 "FIU는 매년 축적되는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 CTR 자료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며 "탈세혐의 분석에 가장 전문성이 높은 국세청이 FIU 정보를 분석·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조세범칙 혐의 확인을 위한 세무조사업무와 조세범칙사건으로만 한정된 국세청의 FIU 정보 활용 범위를 일반적인 국세 부과·징수 업무로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