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이 정상화되고 처음 열린 TV토론은 그야말로 맥 빠진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민주통합당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경선 후보는 29일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정책검증 청문회와 주도권 토론, 자화자찬 등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장외에서 그렇게 문제를 제기하던 非文(비 문재인) 후보들의 경선 불공정성 얘기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경선 파행을 겪었던 것을 염두에 둔 듯 정책 검증조차 날카롭지 못한 채 공격을 할 듯 하면서 꺾이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손 후보는 "문 후보는 국회의원에 출마할 때 대통령 선거에 나오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날을 세우는 듯하다가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뭐라고 느꼈냐"고 물었다.
또 "대통령은 사회 통합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대선에 나가라는 주변 권고가 있었음에도 유보했고,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봤고, 그래서 대통령이 해야할 일에 대해서…"라며 평소답지 않게 말을 계속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실장을 했던 것이 대통령이란 자리를 연습한 것"이라며 "사회 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정 후보는 "문 후보는 참여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초대 민정수석을 했는데 그 때 평검사들과 대통령과의 대화 주선했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냐"고 물었고 김 후보 역시 검찰개혁과 원전에 대해 질문했다.
문 후보는 "그 자체가 나빴던 것은 아닌데 아쉬웠던 점은 사전에 조율된 준비된 대화를 했으면 했다는 것"이라며 "즉흥적 대화가 이뤄져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답했다.
반면 문 후보는 손 후보를 향해 "법인세를 인하하자는 주장을 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손 후보는 "무작정 인하하자는 것이 아니고 일정 규모 이상의 법인들은 법인세를 늘려갈 수 있다는 것이고 일정규모 이하의 법인은 법인세를 인하하자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문 후보는 "손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수도권 규제 풀어야 한다면서 지방을 파탄나게 하지 않았냐"고 몰아 붙이면서도 막판에는 "법인세를 참여정부 수준으로 회복해야 하지 않느냐"는 당론을 질문하기도 했다.
이후 주도권 토론에서는 후보들 각자 원하는 질문을 원하는 후보에게 할 수 있었지만 경선 불공정성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손 후보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정 후보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에 들어간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문 후보는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거나 "대법관은 고도의 정치적 중립이 필요하다. 이는 잘못된 처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