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사진 = 김용진 기자)
부마항쟁 기념사업회, "朴 진정성 검증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갈수록 '과거사의 늪'에 빠지는 형국이다. 지난 24일 인혁당 관련 '사과'에 이어 부마민주항쟁에 피해자에 대한 '사과'도 제기되고 있어서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회장 정성기)는 26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에게 부마항쟁의 정당성 인정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사업회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항쟁 당시 '퍼스트레이디'였던 박 후보는 반(反)유신 부마항쟁이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정당한 민주항쟁이었음을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24일 박 후보가 '5·16-유신-인혁당' 등 과거사 관련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부마항쟁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 단체는 "항쟁에 대한 야만적이고 불법적 군사진압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것임도 인정하고 사망자 유족과 고문 피해자에게 정중하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 마산시(현 창원시)에서 유신 체제 철폐를 주장하며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다.
이에 앞서 당시 여당인 공화당은 국회 날치기로 최대야당이던 신민당의 김영삼 대표를 국회의원에서 제명하는 사건이 발생, 이에 반대하며 16일 부산대학교를 시작으로 유신 저항시위가 시민계층으로 확산됐다. 18일과 19일에는 당시 마산 지역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당시 박정희 유신 정권은 부산마산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120여명의 시민을 군사재판에 회부했다.
사업회측은 부마항쟁이 박 후보의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규정, "박 후보가 이를 거부한다면 부마항쟁을 '폭도 난동 사태'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합당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 부마항쟁 유족 대표인 유성국(53)씨는 "항쟁 당시 아버지가 처참하게 숨진 것으로 지난해 밝혀졌지만 그동안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제발 진실규명이라도 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부마항쟁 희생자와 유가족들은 지금까지도 심한 고문애 대한 후유증으로 악몽과 불면증, 우울증 등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