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정치적인 요소 고려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9일 지난해 10월 700억불 규모로 확대 편성된 한-일 통화스왑 계약을 예정대로 이달 말 종료하기로 일본 재무성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 통화스왑 규모는 종전 700억불에서 130억불로 대폭 축소된다.
양국 통화스왑은 내년 7월 종료될 예정인 30억불 규모의 원-엔 스왑계약과 2015년 2월 만기가 도래하는 100억불 규모의 스왑계약만 남게 됐다.
이번 통화스왑 종료조치에 대해 정부는 정치적인 고려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재정부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여건이 매우 견고하다는 점 등을 감안해 순수한 경제적 원칙에서 접근했다"며 "어느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형식이 아닌 협의를 통해 결정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3대 신용평가사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했고, 외환보유고도 9월말 현재 3220억불로 안정적인 상황이어서 대외건전성이 상당히 개선된 점을 고려해 이번에 한일 통화스왑을 예정대로 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통화스왑 종료가 이례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에서 비롯된 양국 간의 마찰이 이번 조치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정부에 따르면 현재와 같이 금융시장이 안정된 상황에서 시장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통화스왑은 종료된 사례가 있었다.
일례로 지난 2008년 12월 미국과 체결했던 300억불 규모 통화스왑도 2010년 2월 종료됐고, 2008년 12월 한일 양국이 맺은 30억불 상당의 원-엔 스왑도 200불 상당으로 일시적으로 확대됐으나 2010년 4월 다시 30억불 상당으로 환원된 바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고 있으나, 불과 1년 만에 기존 스왑규모의 3~4배 상당인 570억불 통화스왑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정치적인 요소가 고려된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굳이 외환 안전망인 통화스왑 체결을 유럽 재정위기 등 거시여건이 안 좋은 상황에서 연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최 차관보는 "더 이상 스왑연장 및 확대조치가가 필요없다는 우리 측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양국 재무당국, 중앙은행 사이에 협의를 거쳐 진행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