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외형으로는 국내외에서 강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들어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돼 기업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5년 사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7.2%에서 5.6%로 3분의1 수준으로 급락했다. 지난 2분기에는 순이익율이 2.8%를 기록해 1997년 외환위기 때의 6% 수준 보다 낮은 영업성과를 보였다.
포스코의 하도급업체와 수요업체들의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철강가격 하락, 원재료 가격 상승에 금융비용도 급증
포스코의 손익구조 악화는 생산원가는 오른 반면 철강값은 경기부진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철강시세는 지난 6월말을 기준으로 가격이 가장 비쌌던 2008년 보다 열연제품은 29.4%, 냉연제품은 23.4% 떨어졌다. 반면 철강생산에 가장 많이 쓰이는 철광석과 석탄가격은 같은 기간 각각 77%, 65% 상승했다. 이로인해 포스코의 원가율도 2008년 78%에서 2012년 상반기 88%로 증가했다.
철강값 하락에 생산원가의 증가로 영업이익률이 3분의1 토막이 났다. 설상가상으로 영업외 비용도 급증했다. 불어난 영업외 비용의 대부분은 차입금이자 등 금융비용이다.
지난 5년간 포스코의 금융비용은 4천억원에서 3조9천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자산의 37%나 차지하게된 29조원의 차입금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포스코는 지난해 영업을 통해 번 이익의 70% 이상을 차입금이자 등 영업외 비용으로 지출해 순이익률이 5%대로 떨어졌다. 매출액 순이익율은 올들어 더 떨어지고 있다.
■ 공급과잉에도 설비증설, 수익구조 악화
세계철강시장에서 신일본제철과 2,3위를 다투던 포스코는 중국업체들이 급부상하자 5%대를 유지하던 시장점유율이 2006년에는 3%대로 떨어졌다. 포스코가 본격적인 설비증설을 시작한 것은 이시점부터이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시설투자는 상상을 초월했다. 2000년 1억3천만톤 생산으로 세계 철강점유율 15% 였던 중국은 2011년 6억8천만톤을 생산해 점유율을 46%로 끌어 올렸다. 생산규모기준 세계 10대 업체리스트에도 6개의 중국업체가 올라왔다.
이러한 중국의 시설투자는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 철강시장에서 공급초과 현상을 초래했고 최근 국제금융위기가 닥치면서 공급초과 물량은 1억5천만톤으로 늘어났다.
초과공급이 발생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국가별 생산량을 보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미국과 일본은 조금씩 생산규모를 줄인 반면 중국과 우리나라는 계속 생산규모를 늘려 온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설비증설 분에서 포스코가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포스코는 이 기간중 파이넥스 공장 350만톤, 광양제철소 후판공장 200만톤과 함께 멕시코, 베트남 등 해외공장 준공을 통해 생산량을 늘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무모한 시설투자로 세계철강시장에서 공급과잉이 우려되는데도 포스코는 시설투자에 박차를 가했다”고 지적하고 “최근까지도 투자가 계속되고 있어 차입금과 재고가 늘어나 자금사정이 나빠졌다”며 우려했다.
■ 재고소진 위해 해외 영업강화, 대우인터 역할 기대
포스코는 늘어난 생산설비에 수요가 따르지 못해 최근 5년 동안 재고자산이 5조원에서 12조원으로 두배 넘게 증가했다. 재고의 증가는 결국 생산에 투입된 자금이 회수되지 않아 차입금의 증가로 이어져 재고 소진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설비투자와 함께 영업력확보와 신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가 병행 추진됐다”며 “증설로 늘어난 생산량과 재고는 해외 판매망 확대 등 영업력 강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해 전세계에 강력한 마케팅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해 해외영업력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렸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포스코가 영업력을 강화해 재고자산을 줄일 수 있다면 이익률은 소폭이라도 끌어올릴 수 있게된다. 하지만 떨어진 이익률을 회복하는데는 세계철강 시세가 가장 큰 변수라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