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자동차 소유가 일반화된 것을 감안해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폐지하거나 유지하더라도 세율 구조를 개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 26일 한국세무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연비기반 자동차 관련 세제의 도입방안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정 교수는 "2012년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대수는 약 2000만대에 육박할 정도로 자동차 자체가 생활필수품화 된 상황"이라며 "그러나 자동차 관련 세제는 과거 자동차가 사치품으로 취급되던 1970년대에 그 기본적인 체계를 갖춘 이후에 지금까지 당시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즉 자동차의 취득 및 보유단계의 조세 중에서 대표적인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자동차세 등이 과거의 조세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
정 교수는 "먼저 개별소비세는 부가가치세의 역진성을 완화하기 위해서 도입된 제도로 생활필수품화 된 자동차에 대해서는 타당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며 "근본적으로는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단 "현재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유지한다면 현재의 개별소비세에 대한 세율구조를 배기량 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구체적으로는, 현재 5등급으로 돼 있는 연비를 기준으로 1등급 및 2등급과 같이 연비가 좋은 차량에 대해서는 개별소비세를 과세하지 않고 3, 4, 5등급 차량에만 차등적인 세율을 적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취득세의 경우에는 연비만을 기준으로 과세하면 다른 재산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차량의 가격과 연비를 연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현재 배기량(cc) 기준으로 과세되고 있는 자동차세를 연비기준으로 변경하되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배기량 기준에 연비요인을 가미하고,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세의 기준을 완전히 연비 기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친환경차의 구입, 보유, 이용, 관련설비 및 노후차량의 교체에 대해 각종 보조금을 대폭 지원함으로써 연비가 우수한 대용차를 구입하도록 촉구하고, 이를 위해 세제지원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동차 관련 세제 개편에서 연비 개선을 위한 세제개편과 환경친화적 세제개편이 마치 서로 완전히 상이한 것인 것처럼 보는 경우가 많지만 실질적으로는 두 경우는 서로 상호보완적"이라며 "서로 보완적인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