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경기 침체 탈출구... 해외 발전플랜트 시장에서 찾는다
현대, 대우, 대림 등 대형 건설사들이 건설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발전소 플랜트 시장으로 앞다퉈 나가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주택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공공공사의 발주도 기대에 못미칠 것이 예상되자 해외시장으로 적극 진출하기 시작했다. 1970~80년대 중동붐 때부터 해외건설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현대, 대우, 대림은 물론 포스코, 삼성, SK 등 건설업체들도 해외진출에 적극적이다.
대형건설사들은 해외건설 중에도 특히 발전플랜트 부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동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개발속도가 빨라지면서 전력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발전플랜트는 규모가 크고 정부발주가 많아 공사비 회수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발전플랜트는 일반 건축·토목 공사보다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어 후진국 업체에 비교우위를 가질수 있는 잇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토목분야에서 값싼 인건비를 무기로 중국, 인도, 동구권 건설사들의 진출이 활발해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발전플랜트 분야에서는 우리 건설사들이 오랜 경험과 높은 기술력으로 월등히 앞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수주가능성이 높다.
■ 한국 건설업체들 발전플랜트 잇따라 수주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세계 발전플랜트 시장에 진출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대건설의 UAE 브라카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는 총 56억달러짜리 공사로 해외발전플랜트 시장 진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이밖에도 현재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미주 등 전세계에서 50 여건의 입찰을 진행중에 있어 향후 더 많은 수주가 기대된다.
대우건설은 지난 7월 나이지리아 정부와 1만MW 규모의 민자발전사업 MOU를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2년간 모로코 조르프 라스파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해 리비아, UAE, 오만, 나이지리아 등에서 6건의 발전소 공사를 수주하며 국내건설 업체 중 가장 많은 수주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일 사우디전력공사가 발주한 32억달러 규모의 화력발전플랜트 건설 수주를 따냈으며 현대엔지니어링도 올해초 3억달러 규모의 콜롬비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계약을 체결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5월 페트로 베트남그룹과 총 사업비 12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타이 빈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대림산업은 작년 10월에도 사우디전력청이 발주한 총 12억 달러 규모의 쇼아이바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했는데 기본설계부터 시운전까지 사업전체를 단독으로 수행한다.
포스코건설도 2011년 준공한 칠레 앙가모스 발전소에 이어 지난 7월에도 17억달러에 달하는 석탄화력 발전소 두 개를 또 다시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 6월 카자흐스탄에서 17억 달러 규모의 발하쉬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건설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 발전플랜트 수주 활동에 힘입어 발전플랜트 수주는 3, 4년전 40~80억 달러 수준에서 2010년 329억 달러, 2011년에 178억 달러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시장점유율도 과거 1~4% 수준에 머물렀으나 2009년에 11.5%, 2010년에 9.8%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 글로벌 투자가들 한국의 발전소 건설역량에 주목
국내 건설사들이 세계시장에서 발전플랜트 분야의 역량을 인정받게 되자 해외투자전문가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8월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지난 9월말 중동, 유럽 지역에서 싱가포르투자청, 아랍투자공사, ATG, 밸류파트너스 등 20 여개 글로벌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국 건설업체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해외투자가들은 한국 건설업체들의 발전플랜트 건설역량에 대해 많은 질문과 함께 관심의 수위를 높였다.
투자설명회를 이끌었던 우리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위원은 “국제 투자전문가들은 중동, 동아시아 등 해외 발전플랜트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한국건설 업체들을 주요 수혜자로 주목하고 있다”고 해외투자가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 해외 발전플랜트 시장은 한국 건설업계의 ‘캐쉬 카우’
해외 발전플랜트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중동, 남미의 각 국가들이다.
World Energy Outlook의 전망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력시장인 중국은 2009년 931GW(기가 와트)였던 발전용량을 2020년까지 1728GW로 1.9배 확대할 예정이며, 인도는 2.2배, 중동 1.6배, 브라질이 1.4배 등 신흥 개발도상국가의 발전소 건설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규모 발전플랜트 수주가 국내와 해외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발전플랜트는 규모가 큰데다 한국 건설업체에 대한 신뢰가 높아 침체된 한국 건설의 ‘회복의 불씨’가 될 것이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해외 투자전문가들을 직접 만나고 돌아 온 우리투자증권의 이왕상 연구위원도 “글로벌 투자전문가들의 정보력과 분석력을 감안할 때 그들이 우리 건설업체의 발전건설역량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은 희망의 신호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의 목소리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