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이번에는 버넷엑스라는 회사에 4000억원을 배상할 처지에 몰려 영국에서의 굴욕에 이어 또 체면을 구기게 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연방배심원들은 “애플의 영상통화인 페이스타임이 버넷엑스사의 가상사설네트워크 기술특허를 침해했다"며 3억6820만 달러(4000억원)을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버넷엑스는 당초 9억달러(9760억달러)를 요구했다.
특허전문 매체인 포스페이턴트는 버넷엑스가 승소평결 직후 같은 특허침해를 사유로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도 추가 제소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지불해야할 배상액이 엄청난 규모로 커질 수 있어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불해야할 배상액보다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넷엑스는 지난달 애플의 화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이 자사의 가상사설네트워크 특허기술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타임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터치는 물론 맥컴퓨터까지 애플기기 사용자들끼리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쟁점이 된 특허는 도메인 네임 서비스를 활용해 가상사설네트워크를 설치해 웹사이트를 이용해 안전하게 통신할 수 있는 것으로 종업원들이 집에서도 회사의 전자 문서에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이다.
소송에서 애플은 “버넷엑스의 기술이 사용되었다 하더라도 복잡한 여러 기술들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뿐”라며 특허 침해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버넷엑스는 “애플이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특허 사용에 대한 대가지급을 거부해 왔다“며 "애플은 타인의 특허 침해에 대해서는 무심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버넷엑스는 2006년 그래픽 편집기인 SAI(사이)와 관련된 기술을 개발해 많은 특허를 취득한 기술 전문회사였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소송에서 이기기 전까지는 분기매출이 2만여 달러, 직원은 12명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에 지나지 않았다.
버넷엑스는 2010년 3월 텍사스주 법원에서 열린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통신과 관련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특허소송에서 2억달러(2169억)에 합의한 전례가 있어 애플이 항소하더라도 판결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