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로존 재정위기 등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방의 경제상황은 더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물론 충청, 영남, 호남 등 전국의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함에 따라 광공업 등 제조업 생산 또한 증가세가 낮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2012년 3/4분기 지역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대구·경북), 동남권(부산·울산·경남) 모두 생산 증가율이 낮고, 소비와 수출도 대부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 7∼9월 전국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3/4분기 광공업생산율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자치단체만 서울, 부산, 인천, 광주, 울산, 충남, 전북, 전남, 경북, 제주 등 9개에 달했다.
대전(17.5%↑), 충북(8.1%↑), 전남(4.9%↑) 등 일부 지역만 담배, 전자제품, 화학제품 등 주요 생산업종의 호조에 힘입어 생산이 증가했다.
이처럼 광공업생산이 줄어든 이유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가 큰 원인이었다. 올해 3/4분기 우리나라 수출액은 약 1333억달러로 선박해양구조물,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수출품목의 동반 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나 줄었다.
공업단지가 밀집된 경남(-26.7%↓), 경북(-4.5%↓), 울산(-9.3%↓) 등 영남권 지역의 수출 규모가 급감하는 등 8개 광역자치단체 지역의 수출액이 크게 낮아졌다.
고용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였다. 올해 3/4분기 취업자는 2499만명으로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제조업 등에서 골고루 취업자가 늘어나 지난해와 비교해 2.1% 증가했지만, 고용률은 60%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충남(7.5%↑), 대구(4.1%↑) 등 일부 지역은 전국 평균보다 취업자수가 증가했지만 서울(0.6%), 울산(0.6%) 등 서비스업과 제조업 일자리가 많은 지역을 비롯해 광주, 충북, 경북, 경남, 제주 등의 취업자수 증가율은 오히려 평균을 밑돌았다.
생산, 수출, 고용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하며 지역경제 성장에 발목이 잡힘에 따라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주민들의 지갑도 더욱 굳게 닫혔다. 소비동향을 단편적으로 나타내는 올해 3/4분기 대형소매점판매(백화점, 대형마트) 증가율은 0.1%에 그쳤다.
지난 7∼9월 지역별 대형소매점판매 증가율은 0.1%로 간신히 마이너스(-)를 면했다.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등 대도시는 물론 전북, 경남 등에서도 대형소매점판매 규모가 줄었다.
다행히 지난 3/4분기 소비자물가는 통신, 기타상품, 서비스 가격 등이 하락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하는데 그쳤고, 물가 오름세도 주춤해 2/4분기에 비해 0.8%p 내렸다.
다만 서울(2.1%↑), 부산·대구·충남(1.8%↑), 울산(1.7%) 등 4개 지역의 물가상승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쌀, 배추 등 142개 생필품을 대상으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전국 평균 1% 상승했지만, 생활물가의 경우도 서울(1.6%↑), 대구(1.5%↑) 등 대도시는 전국 평균보다 많이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