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세번째 신용등급 강등
무디스가 TV와 카메라의 수요부진으로 소니의 신용등급을 또 하향 조정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로 투자부적격 등급에 바짝 다가섰다.
무디스가 일본 소니의 4년 연속 적자와 TV와 카메라 부분의 수요 부진을 이유로 신용 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 직전까지 하향조정했다.
무디스는 소니의 장기 신용등급은 Baa2에서 Baa3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며 부정적 전망을 추가했다. 이달 초 소니가 예상과 달리 7분기 연속 손실을 발표하자 단기 전망을 프라임2에서 투자등급 중 가장 낮은 프라임3로 낮춘 바 있다.
소니는 삼성과 애플이라는 도전자가 없었던 2003년 워크맨으로 전 세계를 제패하며 Aa3 등급을 받았으나 여기서부터 6단계나 지속적으로 하향되어 왔다. 무디스에서 A1 등급을 받은 한국의 삼성과의 경쟁에 밀려 일본의 전자산업체인 파나소닉과 샤프의 신용등급도 내려갔다.
무디스는 발표문에서 “전반적인 소니의 수익은 디지털 이미지 사업과 게임부문의 수익 감소뿐만 아니라 TV와 이동전화 사업에서 거액의 장기적 영업 손실 때문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며 “자본지출의 삭감이나 비 핵심자산의 처분을 심각히 고려하지 않고는 부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3명의 애널리스트가 2분기(9월말) 순손실 156억 엔을 예상했으나 155억엔을 달성했다. 그러나 연말 결산기준으로 200억 엔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은 유지하고 있다.
카즈오 히라이 회장은 1만명을 감원하고 자산을 매각하고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이미지 사업에 집중해 회사를 다시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소니는 화학제품 제조 공장과 디스플레이 제조 벤처회사를 팔아 지난 8년 동안 TV판매에서 발생한 손실 6920억 엔을 채운 뒤 회사의 회생을 위해 나머지 돈을 올림푸스 광학에 투자했다.
무디스는 발표문에서 높은 금융 소요로 인해 소니의 비금융서비스 사업부문의 부채가 3월에서 9월 사이(반기)에 4000억 엔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니의 총부채는 3월 1조1500억엔에서 9월 1조2500억엔으로 증가했다. 현금과 예금은 7200억엔에서 4200억엔으로 감소했다.
무디스의 등급하향은 올해만 세 번째이다. 스텐다드앤푸어스도 올해만 장기 신용 등급을 2회 조정했다.
소니의 회생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1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넨셜타임즈는 “일본 전자산업의 퓨즈가 끊어졌다”는 칼럼에서 추락해 가는 일본 전자산업의 암울한 앞날을 예고한바 있다.
블룸버그도 지난 6일자 ‘일본 전자기업 사망의 날’이란 기사에서 “일본의 전자 산업이 내수와 선진국 시장만 바라보며 이머징 마켓을 소홀히 한 게 문제였다”면서 “과거의 영광에 취해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다 후발주자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사망의 날을 향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